폭력과 사랑의 경계
폭력과 사랑의 경계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0.08.2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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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에 마음마저 멍드는 아이들

  지난달 29일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사회관계 장관 회의에서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위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부처별 정보 공유 및 연계하고 인프라 개선과 재발 방지 등에 초점을 둔 대책을 내놓았다. 더불어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현재 68곳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피해아동쉼터를 확충하고, 해당 기관의 종사자 처우도 개선될 예정이다. / 사회부

  눈이 검게 멍들고 온몸은 퉁퉁 부어오른 모습으로 9세 여자아이가 편의점에 나타났다. 지난 5월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발생한 ‘여아 탈출 사건’이다. 아이는 감금당한 채 고문에 가까운 가혹 행위로부터 베란다를 통해 탈출하였다. 한 달 뒤 충남 천안에서는 의붓어머니가 ‘9세 남아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에서 근절되어야 할 아동학대 및 살인 사건이 지속해서 일어난다.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비롯된 폭력

  아동학대란 아동을 신체와 성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방치함을 의미한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가정뿐만 아니라 아동이 속한 학교나 기타 모든 기관에서 발생한다. 아동학대 발생 요인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로 학대 행위자의 ‘개인적 요인’이다. 정신장애나 정신병적 성격,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경험,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자녀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에서 비롯된다. 두 번째로 ‘가정 환경적 요인’이다. 빈곤, 실업, 사회적 지지체계 부족,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 가정 폭력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세 번째로는 ‘사회문화적 요인’이다. 자녀를 부모 소유물로 여기는 태도, 폭력에 대한 허용적인 가치와 규범, 체벌 수용, 부모 방식대로 아동을 양육할 수 있는 부모 권리 수용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는 매년 증가한다. 『보건복지부,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의하면 ▲2014년 17,182건 ▲2015년 19,203건 ▲2016년 29,671건 ▲2017년 34,166건 ▲2018년 36,416건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학대 행위자 유형으로는 ▲ 부모 76.9% ▲대리양육자 15.9% ▲친인척 4.5% ▲타인 1.5% ▲ 기타 1.2%로 ‘부모’가 압도적 비율을 차지한다. 학대 행위자에 관한 재판 결과는 다음과 같다. 1년 초과-5년 이하의 양형(23.3%)이고, 집행유예가 10.0%를 차지했다. 5년 초과-10년 이하와 10년 초과-15년 이하와 내사 종결이 6.7%로 뒤를 이었다. 가장 높은 구형은 25년으로 1명에 불과했다.

●현행 제도 운영상 나타난 미비점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과 중상해 등 아동학대 사건 발생 건수가 점차 증가한다. 현행법은 아동학대 행위자에 대한 통제와 신고 의무자의 범위 및 피해 아동보호 명령의 연장 기간 등에서 아동 보호에 미흡하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약칭: 아동학대 처벌법)은 2014년 1월 28일에 처음으로 제정되었다. 지난 3월 24일 아동학대 범죄사건 발생부터 사례 관리 및 종료까지 아동 보호의 공백이 발생치 않도록 하는 아동학대처벌법이 일부 개정되어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대한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동학대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의장에서 시·도지사 또는 시장과 군수 그리고 구청장으로 여러 조치의 주체와 청구권자로 일부 개정되었다. 조치 ▲친권 상실 청구 ▲아동학대 범죄 신고 접수 ▲현장 출동 ▲응급조치 등이다. 아울러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아동학대 신고접수 및 조사에 착수한다.

  특례법 제51조 경우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의 기간을 3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하던 부분을 6개월 기간으로 연장 가능케 했다. 총 기간 상한을 4년 초과할 수 없었지만, 성년에 도달하는 때까지로 신설됐다. 우리 사회는 아동학대 범죄 사건의 발생부터 사례관리의 종료까지 아동 보호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단히 개선 중이다.

●끊이지 않는 보육교사 아동학대

  일부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 행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는 인천 연수구 송도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진 직후 2015년 1월 ‘어린이집 아동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추진안’을 마련했다. 추진안에는 ▲CCTV 설치 의무화 ▲아동학대 교직원 영구 퇴출 ▲평가인증제 ▲보육교사 처우 및 근로 환경 개선 ▲보육교사 인성 교육 및 부모 참여 수업 시행 등이 담겨져 있다.

  2017년 보육교사 실습 기간을 기존 4주(160시간)에서 6주(240시간)로 늘렸다. 그러나 당해 적발된 보육교사 아동학대 건수는 776건으로 2014년(295건)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 1월부터 2·3급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보육교사 인성론’과 ‘아동 권리와 복지’를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한국보육진흥원은 현직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인성 자기진단 및 인성 교육을 시행한다. 이론 위주의 인성 교육 중 예절, 존중, 책임감, 배려, 감사 덕목을 강조하는 수업이 아동학대 근절의 예방책이 될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가 야단을 치거나 회초리를 들어 위협을 준다. 여러 위협을 통해 상대방의 행동과 태도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다. 그러나 가정에서 가볍게 여겨졌던 학대 행위는 여아 탈출 사건부터 시작해 네 살 원아들을 상습 폭행한 사실 등 심각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번져 자리 잡고 있다.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는 데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민법 제915조(징계권)의 도덕적 책무에 의문점을 가져야 한다. 어린 시절 학대받고 왜곡된 훈육 방식은 다음 세대로 계승되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학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교육하며, 어릴 때부터 싫은 점을 이야기할 수 있게 가르치는 예방적 교육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허지원 기자 2019110367@hanma.kr
이하영 기자 rigiza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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