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는 우리 모두 처음이라
온라인 강의는 우리 모두 처음이라
  • 박예빈 기자
  • 승인 2020.04.13 15:3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난 상황 속 다함께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

 

  지난 2월 5일 교육부는 각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했다. 우리 대학도 3월 2일에 예정된 개강을 16일로 미뤘다. 연기된 개강에도 코로나19는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는 「2020학년도 1학기 대학 학사운영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대면이 아닌 원격 강의하는 방법과 과제물 활용에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인 방식은 교원 및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여 각 대학의 판단으로 정하게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편한 학우들 의견과 우리 대학 대처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 대학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대학이 원격 강의를 무기한 연장했다. 그중 이화여대, 숭실대, 건국대, 서울대 등은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시행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지금은 다른 대학 결정 하나가 전국의 대학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 대학 학우들은 온라인 강의를 원하고 있을까? 경남대학보사가 조사한 결과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희망은 68.2%로 나타났다.

 

학우들의 원격 강의 만족도와 서버 문제

  경남대학보사가 지난 3월 26일부터 11일간 시행한 ‘우리 대학 코로나19 대처 설문 조사’에 1,110명의 학우가 참여했다. 그 결과 현재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우가 766명으로 전체의 69%였다. 응답자들은 많은 과제와 서버 문제를 공통적인 이유로 꼽았다. 그 외 강의 질이 낮아서 불만을 가진 학우도 많았다. PPT만 띄워놓고 강의하는 교수, 저하된 영상과 잡음, 과제에 의존하는 강의 등은 학우들이 뽑은 주된 문제였다. 사전 공지 없는 서버 점검도 함께 지적됐다.

  우리 대학 학우들은 e-Class에서 강의를 듣는다. 출석이나 과제 제출, 마감일이 정해진 온라인 강의로 인해 서버 접속자가 이전보다 급증하였다. 원격 강의 첫 주, 학우들은 인원이 제한된 서버에 한꺼번에 접속하여 생긴 서버 오류와 정체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금은 첫날보다 서버가 안정된 상태다. 서버 관리자인 교수학습센터는 “학우들이 상대적으로 접속을 적게 하는 새벽 시간대에 서버 점검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전보다 학우들 접속에 불편함이 줄어든 이유였다. 또, e-Class의 앱인 HelloLMS에 대한 불평도 나왔다. 과제, 학습 마감 등의 알람이 늦게 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교수학습센터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그 부분은 저희도 업체와 지속해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어요. 학우들은 문제가 생기면 즉시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학우들이 앱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높아져만 가는 학우들의 목소리

  “교수님, 채팅이 안 돼요.”, “목소리가 안 들려요!”, “출석이 안 되어 있습니다.” 입으로 소리 내던 일상이 없어졌다. 채팅으로 대신하지만, 이마저도 답답한 상황이다. 다수의 학우가 실시간 쌍방향 강의에 어려움을 겪는다. 원격 강의가 시행된 지 약 한 달이 넘었다. 대학과 교수, 학우는 점차 적응해가고 있다. 하지만, 실습 및 실기 과목을 공부하는 학우들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익명의 A 학우는 “저 같은 실기 과목을 공부하는 학우들의 경우 더 예민할 수밖에 없어요. 4시간짜리 강의가 30분 만에 끝나는 영상을 보니 남는 게 없어요.”라고 지적했다. 또, 공과대학 B 학우는 “컴퓨터를 배워야 하는 수업인데 온라인 강의로 들으니까 이해가 잘 안 돼요.”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실기 과목에 대한 원격 강의의 한계점이 있음은 분명했다.

 

교수의 큰 걱정은 강의의 효율성

  급작스럽게 인터넷 강사로 적응해야 하는 교수들의 입장도 학우들 못지않게 난처하다. 교육부가 지난 3월 2일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A 교수는 온라인 강의가 가진 한계점을 토로했다. “현재는 온라인 강의가 가장 안전하죠. 하지만 제가 맡은 강좌는 교수와 학우가 서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온라인 강의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어요. 무엇보다 학우들과 만나서 수업을 하고 싶네요.” 실험, 실습이 많은 공과대학 B 교수는 온라인 강의에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지금은 실험실에서 실험 과정을 조교와 같이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 있어요. 그런데 실험은 직접 해봐야 하는데 학우가 개인적인 장비가 있는 게 아니라서 힘든 것 같아요.” 강의 효율성을 걱정하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화상 강의나 실시간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교수들도 있다. 아직 강의를 직접 촬영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지만, 학우들에게 조금 더 효율적인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적응하는 중이다.

 

등록금을 바라보는 대학과 학우의 입장차

  처음 2주, 다음은 3주 이제는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대학 학우뿐만 아니라 많은 타 대학생도 이에 분노한다. 계속 연기되는 개강에 혼란스럽고 강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등록금 문제이다. 대학생들은 대면 강의와 시설 이용이 불가한 점을 들며 등록금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대학 학우도 91.8%가 등록금 환급을 원했다.

  교육부령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3조 제3항은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등록금의 납입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이다. 현재의 코로나19는 규정에 명시된 ‘천재지변’으로 해석되지 않고 있다. 제3조 제5항에서 ‘학교의 수업 을 전학기 또는 전월의 기간에 걸쳐 휴업한 경우 방학을 제외하고 해당 학기 또는 해당 월의 등록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한다. 우선 실질적인 연기 기간은 2주이고 이후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한 달 동안 휴업하지 않아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교육부령을 근거로 등록금 환급을 요구하긴 어려워 보인다.

  대학생들의 원성이 커지자 지난 9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신임 회장단은 등록금 환불에 대해 논의했다. 대교협은 등록금 일부 환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교협은 10년 동안 동결된 등록금, 코로나19 대처 비용, 중국인 유학생 감소 등으로 인해 재정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개강이 연기될수록 학우들은 등록금과 관련된 사안을 끊임없이 언급했다. 불만이 점점 커지자 총학생회와 단과대별 학생회는 의견을 종합하여 대학 측에 전달한 상태다.

  우리 대학을 포함한 전국 대학교의 공통적인 입장은 무엇일까?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 확산 상황에서 온라인 강의를 포함한 대학 교육의 연속성 확보다. 전대미문의 팬데믹 확산은 초유의 일로서 개별 대학에 귀책하거나 대학별로 감당할 사안도 아닌 국가차원의 일이다. 대학은 당장 온라인 강의 질 관리와 대면 강의 재개를 위한 제반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교육부와 대교협이 논의와 검토를 통해 범국가적 해결 방안이 수립되면 우리 대학도 적극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도서관과 한마생활관

  가까운 도서관도 전부 폐쇄되어 책 빌릴 곳이 마땅치 않다. 우리 대학 중앙도서관은 학우들이 책을 더 가까이하도록 ‘바로드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드림 서비스는 재학생들과 교직원이 온라인으로 도서를 신청하고 중앙도서관에서 직접 찾아갈 수 있다. 그리고 신입생들을 위한 ‘띵동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신청한 책이 집으로 배송되어 편리하다.

  원격 강의가 연장되고 중앙도서관은 ‘띵동 서비스’ 대상자를 확대했다. 대상자는 신입생에서 재학생과 교직원 전부 포함된다. 범위가 커지자 이용도 확연히 늘었다. 반납은 원격 강의가 끝나는 날까지다. 택배비는 중앙도서관 예산으로 지불돼 학우들이 부담하지 않는다.

  온라인 도서관이 익숙하지 않은 신입생들을 위해 이용 교육 영상도 제작되었다. 영상은 시설과 자료 이용법, 공강과 학술 데이터베이스 활용법을 담았다. 영상은 도서관 홈페이지 상단에 [도서관 안내]-[온라인 이용안내]-[2020 신입생 도서관 이용교육] 순으로 들어가면 시청 가능하다.

  한마생활관은 4월 13일부터 부분 대면 수업 시작 일정에 맞춰 조기 입사를 진행했다. 신청은 3일부터 8일까지 받았다. 신청자는 12일까지 짐을 옮겨 입사를 마친 상태이다. 12일 저녁 기준으로 66명이 입사해 한마생활관에서 지내는 중이다.

  조기 입사자는 1인 1실을 쓴다. 그리고 단체 카톡에 등록하여 연락망을 가동한다. 발열 등 감기 증상이 있을 때 단체 카톡으로 신고하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생활관 내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과 접촉을 피한다. 그리고 입사자는 알바, PC방 등 다중 사용 공간 출입을 금해야 한다. 이는 조기입사자가 지켜야 할 생활수칙이며 어길 시 한마생활관 거주가 불가하다.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

  학사일정에 변동이 있을수록 학우들은 대학에 문의할 사항이 많아진다. 이럴 때 대학과 학우들 사이에 매개체가 절실하다. 이에 3월 25일 학생 특별공동대책위원회가 수립됐다. 특별공동대책위원회는 총학생회장 및 단과대 회장단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건의 사항을 수렴해 대학에 전하고 결정된 사안을 학우들에게 전달한다.

  지난 7일, 우리 대학은 코로나19 감염증 23차 대책 회의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선 5월 4일 대면 강의 시행할 시 감당할 위험이 언급되었다. 1만 명이 넘는 학우가 한꺼번에 다양한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지 않은 채 대면 강의를 진행하면 통제 불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이 고려되어 1학기 전면 사이버 강의 시행도 방안으로 대두되었다.

  실습과 실기 위주인 강의는 13일부터 부분적 대면 강의를 시행한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학과 특성 때문에 몇몇 학우가 우려를 표했다.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대학은 정문과 예술관에서 등교생들의 체온을 측정할 예정이다.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뉜 관계자들이 비접촉 체온계로 학우들 열을 체크할 것이다. 차량을 타고 들어오는 학우도 예외 대상은 아니다. 체온이 37.5도 이상으로 측정되면 인적 사항을 적고 즉시 귀가 조치한다. 정상 체온인 학우들은 확인증을 받고 하루 동안 우리 대학 안에서 휴대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 전국의 대학이 혼란스럽다. 처음 겪는 일에 우리 대학도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차츰 늘려가던 사이버 강의가 5월 1일까지 이어진다. 생각하지도 못한 전염병으로 신입생은 한 학기 추억을 가지지 못했다. 재학생과 대학 관계자 불편도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학의 대처 과정과 신속한 정보를 학우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중요하다. 아무리 발 빠른 대처와 거듭하는 회의도 알리지 않으면 무익하다.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 대학과 학우들의 긴밀한 협업과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예빈·이아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중고나라만렙유저 2020-05-31 20:53:47
진짜 등록금 좀 돌려줘... 학생 교육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가르쳐 놓고선... 이게 학교냐!!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로 7 (경남대학교)
  • 대표전화 : (055)249-2929, 249-2945
  • 팩스 : 0505-999-2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상
  • 명칭 : 경남대학보사
  • 제호 : 경남대학보
  • 발행일 : 1957-03-20
  • 발행인 : 박재규
  • 편집인 : 박재규
  • 경남대학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2024 경남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