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계급으로 인해 계층은 존재한다
[기자의눈] 계급으로 인해 계층은 존재한다
  • 허지원 기자
  • 승인 2020.04.13 15: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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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너는 21세기 우리나라에 계급이 있다고 생각해?”라고 물었다. 지인은 “지금이 무슨 대한 제국도 아닌데 계급을 왜 나눠?”라고 반문했다. 과거의 위계는 양반과 상민 계층을 나눈 반상제로서 이원화한다. 더 이전에는 노예제를 통해 사람과 비사람으로 구분 지어 소유했었다. 사람은 물건이었기에 매매하고 증여했다. 1789년 7월 14일 ‘구질서 계급’을 뒤흔들고 붕괴시킨 ‘프랑스 대혁명’은 시민의 평등한 권리 확보를 위해 일었다.

  시민들 노력은 프랑스 인권 선언문을 정립하고 낡은 질서를 허문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계급은 무엇일까?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소수집단이 생산자 대중에 대해 착취자로서 ‘생산 관계’가 맺어지면 비로소 계급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기자는 “계층과 계급을 형성한 기제가 무엇인가?”라는 강한 의문이 들어 생각해 보았다.

  우리 사회에 조금만 관심 가지면 일상 속 녹아 있는 구조적 불평등이 보인다. 온라인상에서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단어를 쓰며, 자신이 속한 계층을 수저에 빗댄다. 현대인들이 자신의 상황을 수저로 희화한 자학 개그에 마냥 웃을 수 없다. 청년 세대는 흙수저보다 더 가난함을 강조한 ‘똥수저’와 ‘놋수저’ 등의 패러디를 내놓는다.

  20·30세대의 슬픈 자화상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N포(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 현실로 비쳤다. 취업 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금수저는 2.5% 흙수저는 59%로 흙수저라고 답한 사람이 24배 높았다. ‘왜 흙수저라고 생각하나요?’라는 답변엔 생활비조차 스스로 충당해야 해서 43.6%, 부모의 금전적 뒷바라지를 못 받아서 43.4% 그리고 연로한 부모님 노후 대비가 부족해서 31.3% 순으로 흙수저 청년 세대는 부모 도움 없이 홀로 세상에 내던져졌다.

  지난해 법무부 장관 중 조국의 자녀가 입시 의혹에 휘말렸다. 우리가 분노한 큰 이유는 고등학생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가 인턴십 경험과 논문을 작성할 수 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논리 비약일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자녀 교육에서 드러난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청년 세대는 공정성 훼손을 이유로 광화문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보통의 대학생은 출석일이 부족하면 바로 낙제점을 받는다. 그러나 최서원 자녀 정유라는 재학 중 출석 일수가 부족했음에도 낙제하지 않아 특혜 의혹과 부정 입학이 문제로 떠올랐다. 20·30세대의 노력은 권력과 자본 앞에 좌절과 상실감으로 변했다. 다양한 사건을 통해 우리 문화 속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게 깃든 구조적 불평을 깨달았다. 과거의 과오를 되짚으며 앞으로 평등한 기회, 정의로운 결과, 공정한 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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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20-05-19 13:21:02
이번 글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촛불 집회와 부정입학 등에 대해 저 또한 분노했던 입장이니까요. 이 글 또한 조사와 고민이 많이 깃들어 오랜 시간 써온 글 같습니다. 그러나 최서원이라는 이름을 보고 처음에 갸우뚱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최순실의 가명 사실을 학우들이 많이 알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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