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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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출판원
  • 승인 2020.04.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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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게 쉼터가 되는 곳.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일과를 마감하고 돌아오면 ‘오늘 하루 수고했어’라는 위로가 있는 장소. 나는 최선을 다한 하루에 힘듦을 보상받고 치유되는 보금자리가 ‘집’이라고 느낀다.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청소년 시기 답답함에 집을 벗어나고 싶었다. 스무 살이 되어 집을 떠나 먼 타지 생활을 하며, 적응하는 것도 힘들고 낯선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기도 힘든 순간이 있었다. 그때다. 가족들이 있는 집이 너무나 그립고 소중함을 떠올리게 됐다. 집을 벗어나니 집이 나에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스무 살. 혼자서 처음 마산으로 가는 날. 막상 혼자서 생활하려 하니 걱정 반 나머지 반은 막막함이었다. 그래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2학년부터 자취를 시작했는데 나름의 로망이 있어 설레었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였다. 수업을 마치고 자취방에 가면 늘 혼자였고 조용했다. 방에 혼자 있으면 차갑고 쓸쓸했다. 누군가 올 때까지 자취방의 어둠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우리 가족이 있는 포근하고 따뜻한 집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집은 항상 밝고 따뜻하게 나를 반겨주었다. 집에 가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족이 있어 마음이 안정을 찾았다. 담아두었던 속마음까지 이야기 할 수 있어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해소됐다. 그래서일까. 매주 목요일 수업을 마치면 사랑하는 집으로 찾아갔다. 집에 오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평일을 버티는 원동력이 되었다. 매주 목요일이 기다려졌다. 집으로 가는 길은 발걸음이 가볍고 입가에 웃음이 났다. 집 근처에 도착하면 가족들이 마중을 나올 때 행복하다. 다 함께 집밥을 먹는 시간이 남들에게는 평범할지 몰라도 타지에서 생활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청소년 시기 매일 같은 일상에 지쳐있었다. 이런 시간을 마냥 벗어나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대학 생활을 통해 해결되리라 믿었다. 타지에서 혼자 살다 보니 그날의 시간 역시 1분 1초가 아깝고 더 집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주 중 집으로 가는 목요일이 기다려지고 웃음이 나왔다. 그것은 나를 믿고 인정해주는 동생부터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가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내 삶의 울타리가 되어 준다. 그 중요성을 느낀다. 나의 성장 발판이 되어 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집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즐거워진다.

  오늘도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나의 울타리와 함께 엄마가 차려주시는 집밥이 생각난다. 집에서 느끼는 육체적 안락함도 있지만, 일주일 동안 무엇인가 부족한 가족의 그리움을 엄마의 집밥으로 가족들의 사랑이 나의 허기진 마음을 다 채워준다. 자취방에서 엄마가 만들어 주신 반찬을 혼자 먹을 때는 그 맛이 나지 않는다. 가족들과 다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며, 일상 이야기를 하고 웃는 주말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 그만큼 시간도 빨리 지나간다. 그래서 졸업을 하고 직장도 집과 가깝고 가족들을 매일 볼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버스 안에서 꿈을 꿨다. 시간이 지나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의 순간이었다. 직장, 결혼, 육아. 어떤 가정을 만들고 어떤 집을 꾸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나를 만난다. 일찍 가족을 떠나 생활하게 된 것이 자립심과 독립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만든다. 내가 사랑하는 집의 모습을 더욱더 그립게 만드는 것. 아직 집이 그립고 가족이 그립지만 그만큼 소중함을 알기에 꿈속의 나는 새로운 집을 짓고 있었다. 집이라는 공간 속 여러 의미가 들어선다. 머무르고 잠만 자는 곳이 아닌 그곳은 보금자리며, 가족이 살고 있다. 행복이 있다. 믿음이 있다. 가족이 사는 집과 내 작은 꿈터인 자취방을 연결한다. 그리고 미래의 집에 대해 생각한다. 정류장에 도착과 함께 꿈에서 깼다. 어쩌면 소중함에 이끌려 자꾸만 회피했는지도 모른다. 주변 일상을 되돌아본다. 꿈속 집을 짓기 위해선 가족이 필요하고 관계가 필요하다. 현실 속 집을 모델로 삼아 차가운 자취방을 벗어나 세상 속으로 한 발짝 나가보려 한다.

신지영(소방방재공학과·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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