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희망은 우리가 만드는 봄이다
[정일근의 발밤발밤] 희망은 우리가 만드는 봄이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20.02.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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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무서운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완벽한 시스템이라 믿었던 문명의 질서가 모두 ‘카오스’ 상태다. 인류가 쌓아 온 21세기가 하단부터 흔들리다 무너지는 바벨탑 같다. 강대국의 지위를 누렸던 중국과 일본이 대책 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충격이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준비한 군사무기가 ‘바이러스’ 앞에 마스크 하나 보다 못한 존재 같아 허탈해진다.

  사람이 달에 가는 우주시대가 시작된 지 오래다. 하지만 21세기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도대체 인류는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가? ‘코로나19’의 발병지인 중국에 대해, 자국의 지식인은 시진핑 주석의 독재가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우한’발(發)로 전 세계로 돌린 이 ‘폭탄’은 바이러스가 잡힌 후에 세계는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지 모른다.  

  필자의 기억에는 초등학교 때인 1969년 가을에 발생한 ‘신종 콜레라’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콜레라가 발생해 2개월 동안 1,396명의 감염자에 12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세월이 흘러 알아보니 정부는 콜레라를 식중독이며, 전염성이 없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콜레라로 인정했다. 당시 우리나라에 역시 독재자 대통령이 있었다.

  내 어린 기억에 선명하게 남았던 콜레라의 원인은 북한의 세균전으로 몰아붙여졌다. 국민적인 규탄대회까지 있었다. 그러나 그 콜레라 세균이, 훗날 필리핀 화물선박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밝혀졌다. 독재가 이른바 세균 확산의 골든타임을 감춘다면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세계는 중국의 사태에서 지금 절실히 배우고 있다. 바이러스에 대해 세계는 이제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즉각적인 공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참혹한 비극뿐일 것이다.

  새 학기 개학을 앞둔 대학 역시 위기다. 각 대학마다 중국 유학생으로 인하여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다. 대학 당국은 현재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방역이 뚫릴 경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눈에 선하다.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차, 하면 우리 대학이 받을 오명은 오래갈 것이다. 배움의 시간이, 지역 경제 또한 추락할 수 있다. 현재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우리뿐이다. 그렇다고 중국유학생을 비난하거나 경계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같은 운명 공동체다. 더욱 따뜻한 선린(善隣)관계가 필요하다.

  월영캠퍼스의 봄은 빠르게 약동하고 있다. 이내 만발한 꽃의 시간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다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하지만 봄은 오고 있다. 아니 도착해 있는지 모르다. 왔다가 떠나가면 다시 못 올 봄이다. 월영캠퍼스의 봄이 온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가 찾아가는 무릉도원은 멀리 있지 않다. 이 힘든 시간을 이긴다면 봄은 우리에게로 찾아와 활짝 펼쳐질 것이다.

시인·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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