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꽃에 물들다
봄과 꽃에 물들다
  • 박수희 기자
  • 승인 2018.04.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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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 왔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우리 대학에도 멀게만 느껴지던 봄이 찾아 왔다. 벚꽃은 이미 유명하지만 다른 꽃들도 활짝 피어 교정을 꾸미고 있다. 강의를 듣다 창밖을 보면 만개한 꽃들이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고 있다. 따뜻한 4월, 우리 대학에는 어떤 봄꽃이 우리를 반기고 있을까. / 문화부

 

벚꽃(꽃말: 순결, 절세미인)
  ‘봄 사랑 벚꽃 말고~’, ‘흩날리는 벚꽃잎이~’ 봄만 되면 카페에서는 벚꽃과 관련된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하이포의 ‘봄 사랑 벚꽃 말고’,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케이윌의 ‘Love Blossom’ 등 달달하고 기분 좋은 음악에 취하는 계절이다. 우리 대학은 이런 벚꽃 사이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월영지 주변은 물론이고 대학 곳곳에 벚꽃을 찾아볼 수 있다. 벚꽃 벨트 사이를 지나면 매일이 꽃놀이를 가는 기분이다. 흰 분홍색 벚꽃들은 팝콘처럼 몽실몽실하게 나뭇가지에 피어 있다. 파란 하늘에 흰 분홍색 꽃비가 내린다. 봄철의 장마가 내리는 시간이다. 학우들은 꽃잎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 대학과 벚꽃,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개나리(꽃말: 희망, 기대, 깊은 정, 달성)
  잎이 나기도 전에 꽃잎부터 피는 꽃이 있다. 바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 개나리다. 노란 자태를 뽐내며 한 줄기에 모여 있다. 한 줄로 서 있는 샛노란 병아리들이 절로 떠오른다. 개나리의 유래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개똥을 버린 곳에서 자랐다는 이야기, 나리꽃보다는 못해서 개나리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제일 유명하다. 아기자기하고 밝은 모습과는 달리 딱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은 추위를 굳건히 이겨내고 우리에게 봄 소식을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와 다름이 없는 꽃이다. 또한 우리 대학은 개나리가 어둠에 빛을, 슬픔에 희망을, 모든 세상을 사랑하며 아름다운 눈빛을 보내는 꽃이라 여긴다. 우리 대학은 개나리를 교화로 삼아 그의 자세를 닮고자 한다.

 

영산홍(꽃말: 첫사랑)
  우리 대학은 벚꽃 벨트에도 속해 있지만, 영산홍 벨트에도 속해 있다. 영산홍은 철쭉 종류로 타들어 갈듯한 빨간색을 보인다. 피어 있는 기간은 5~7일로 매우 짧고 향기가 없다. 하지만 영산홍이 모여 피어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매혹적이다. 투우장의 소가 봤다면 곧장 영산홍 속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이토록 매혹적인 영산홍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 16대 왕 인조는 영산홍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중신들은 인조가 영산홍에 빠져 정사를 돌보는 데 소홀할까 봐 영산홍을 모조리 베어 버렸다고 한다. 옛날부터 영산홍이 얼마나 사랑받아 왔는지 알 수 있다. 하늘에는 흰 분홍색의 벚꽃들이, 땅에는 붉은색 영산홍이 우리 대학을 물들이고 있다. 봄과 영산홍, 꽃말인 첫사랑. 모두 우리 마음을 사춘기 아이처럼 떨리게 만든다.

 

목련(꽃말: 고귀함)
  목련은 여러 종류가 있다. 토종 목련, 별목련, 백목련, 자목련. 그중 우리가 흔히 보게 되고 우리 대학 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목련은 바로 ‘백목련’이다. 월영지 주변에는 ‘자목련’도 여럿 보인다. 개나리처럼 잎이 피기 전에 꽃이 피며 3, 4월에 찾아볼 수 있다. 하얀 꽃잎들은 서로 옹기종기 모여 봉오리 모양을 띠고 있다. 만개해도 그 형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하다. 불교에서는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뜻으로 목련(木蓮)이라고 부른다. 한 종교를 대표하는 꽃에 비유되는 것은 엄청난 의미다. 목련은 고귀한 꽃이 아닐 수 없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순백의 신부이듯 목련 또한 순백의 색을 자랑하며 봄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산수유(꽃말: 영원불변)
  산수유라고 하면 붉은 알들이 영글어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빨간 모습과는 달리 산수유의 꽃은 노란색이다. 꽃잎은 좁고 바소꼴이다. 줄기에서 여러 가지로 뻗어 나와 있어 꽃이 상당히 뭉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색이 강렬한 영산홍과는 다르게 산수유는 눈길을 끌진 않는다. 하지만 산수유는 아찔할 정도로 달콤한 향기가 흘러나온다. 다른 꽃들보다 화려하지 않다고 해서 절대 산수유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나리가 병아리 같았다면 산수유는 유치원생들에 비유할 수 있다. 서로를 가리지 않고 순수하게 모여 놀던 그 시절, 영원불변할 것만 같던 그때 그 마음이 절로 떠오른다. 다시금 추억에 젖게 만든다.


<사진 제공: 김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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