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다시 한 해, 2019년을 보내다
[사설] 또 다시 한 해, 2019년을 보내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12.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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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과 희망 사이에서

  2019년 달력이 덩그마니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올 것이 온 것이다. 해마다 수없이 반복하고 돼 내이고 하지만, 이 시절은 항시 쓸쓸하다. 인간에 대한 신뢰의 문제인 것이다.
가면과 가식의 시절인 이명박 정권을 지나고, 또 다른 황당무계한 박근혜 정권을 지나면서 참으로 많은 논쟁을 했다. 국가란 무엇이고 정치란 무엇이며, 민주주의는 과연 무엇이냐라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촛불행진’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일개 정치세력의 과오이며 실책이라고 진단했다. 희망을 전수받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던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또 한편 자랑스러웠다.

  정치적 한 사이클을 지낸 이 시점, 2019년 12월 초엽, 감상은 절망으로, 절망은 거의 환멸로 바뀌었다. 희망은 그래도 변화, 혹은 새로운 대안의 한 싹이나마 있음을 전제한다. 짐작치도 못한 ‘조국사태’ 이후, 이 나라는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진보 보수를 떠나서, 또 다 망라해서 모두 너무 치졸하고 수준 이하였다. 성찰은 고사하고 반성의 기미마저 보이지 않는 무리들에게 기대할 것은 없었다, 그나마 믿었던 한 줌의 자칭 ‘진보인사들’의 행태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

  이 땅의 한심한 정치판은 아직까지 특이한 단식투쟁에, 패스트트랙 논쟁에, 민생법안 관련 상대비난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탄핵의 대상은 한국정치(가)가 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구질서가 무너지고, 아직 신질서는 구축되지 않은 상황을 위기라고 한다면, 한국의 상황은 그야말로 위기다.

  한국의 보수세력은 그간 국가권력에 기생하여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여 부패할대로 부패해진 집단이었다. 그들이 환골탈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의 진보는 군부 보수 권위주의를 무너뜨리고 이 땅의 민주화를 어렵게 일구어낸 희망의 전사들이었다. 그러나 이들도 두 번의 정권교체의 성공에 취한 것인가? 이제 그들에게서도 보수의 잔재가 겹치고 역겨운 체취가 난다.

  보수 정객 김종인의 진단은 흥미롭다. “요즘은 선거로 당선된 사람들이 권위주의 정권으로 바뀐다. 이 정부도 처음 시작한 게 사법부, 언론 장악 아닌가. 자신들이 욕하던 과거 정권과 다른 게 하나도 없다... 프랑스의 로베스피에르가 단두대를 만들어 공포정치 하다 본인이 단두대의 이슬이 됐지 않았나?” 여야가 다 꼴불견이고 온갖 구태의 정치행태와 진영논리가 판치는 이 시절에도 끝은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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