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선교
카자흐스탄 선교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12.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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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에게 가장 빛나던 순간이 모두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그 순간이 잊을 수 없었던 기억이었다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에게 그 순간은 대학 2학년 여름 방학, 카자흐스탄으로 선교 활동을 갔던 순간이다. 카자흐스탄으로 선교 활동을 떠나기 전, 여러 가지 걱정들이 앞섰다. 처음 가는 선교 활동이기도 하였고 다른 팀원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음식과 문화 등 카자흐스탄의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이 앞섰던 것이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카자흐스탄으로 떠나게 되었다.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에 도착했을 때, 덥고 건조한 날씨, 피부색이 다른 우리를 쳐다보는 낯선 시선,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나는 바로 위축되었다. 나의 예상보다 우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았고 우리를 보고 자신들의 눈을 찢는 행동을 하며 우리에게 삿대질까지 하였다. 그리고 난생처음 캣콜링을 당해 보았다. 여기서 캣콜링은 남성이 길거리를 지나가는 불특정 여성을 향해 휘파람 소리를 내거나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캣콜링을 처음 당했을 때는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로만 듣던 캣콜링을 내가 당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단지 동양인이라서 그들과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를 무시한다는 것에서 화가 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너무 답답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첫 경험이 그리 썩 좋은 기억은 아니었지만 카자흐스탄에서 며칠 지내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우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우리에게 선의를 베풀어 준 사람들도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고 말이 통하지 않는 우리에게 번역기까지 돌려주며 친절하게 우리를 도와주었다. 하루는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계산하는 것을 힘들어하자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분들이 우리의 계산을 도와주었다. 그런데 우리의 예산보다 10텡게가 부족해 물건을 하나 빼려고 하자 본인들의 돈으로 10텡게를 채워주었다. 우리가 그분들께 죄송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자 그분들이 우리에게 “너희들도 나중에 이렇게 남들에게 베풀어 주어라.”라고 말씀해주시며 우리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어주셨다. 나는 아직도 그 미소가 잊혀지지 않고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당황한 우리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준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는 감사한 마음을 품고 선교 활동에 더욱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카자흐스탄으로 떠나기 전 많은 걱정들을 안고 떠났지만 우리를 신기하게 보기도 하고, 먼저 다가와 주었던 현지인들을 통해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를 무시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선의를 베풀어주었던 사람들을 잊을 수 없었다. 나는 평소 항상 남을 먼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만 하고 그것들을 실천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과 남에게만 의지했던 내 모습들을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선교 활동을 가게 된 이유 중에는 이러한 내 모습을 바꿔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이다. 이번 카자흐스탄 선교 활동을 통해 진정한 베풂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우리에게 다가와 준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모습을 본받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연습도 할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에 갔던 목적은 선교 활동을 하기 위해서였지만 선교 활동뿐만 아니라 나의 모습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잊을 수 없었던 시간이 되었다. 각자 모두에게 어떠한 경험을 통해서 잊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들이 모두 다르겠지만 경험을 통해서 각자가 느낀 것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슬펐던 기억, 혹은 기뻤던 기억이 될 수 있겠고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던 순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따뜻했던 선의가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은 것처럼 말이다. 또다시 다른 나라로 선교 활동을 하러 가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잊을 수 없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선교 활동을 하고 싶다.

조수빈(경영학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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