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친한 친구의 기준
[기자의 눈] 친한 친구의 기준
  • 정주희 기자
  • 승인 2019.12.04 13: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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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사귀어 정이 두텁고 오래 사귄 사람’ 사전에 나와 있는 친구의 정의다. 주변인에게 친한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을 때 밤늦게 전화했을 때 나와 주는 사람,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등 각자 친구의 기준은 다양하다.

 기자에게 친한 친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친구가 “우리 친하잖아.”라고 말을 했을 때 당황했다. 그 친구는 물론 모든 친구가 기자의 틀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 밤 자기 전에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밤을 꼬박 새우고 나서야 다섯 가지 기준을 떠올렸다.

 올해 초 태어났을 때부터 친했던 사람과 사이가 틀어졌다. 틀어진 이유는 기자의 비밀을 인터넷에서 친해진 사람에게 털어놓고, 뒤에서 욕을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지만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기자의 잘못이 아닌데도 계속 우정을 지키고 싶어서 몇 번이나 화해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기자 인생의 전부였던 상대방은 함께하는 모든 일을 귀찮아했고 더 친한 친구가 따로 있었다. 결국 인연의 끈을 놓았고 우리는 남남이 되었다. 예상과는 달리 그 친구가 없어도 기자의 삶은 꽤 괜찮았고 더 좋은 사람과 만남이 많아 졌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을 좋아하고 잘 믿던 기자는 언제 멀어질지 몰라서 항상 불안해했다. 비밀이나 속상했던 일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말했다. “너는 비밀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세상을 힘들게 살지 마. 혼자 사는 거 아니잖아. 가끔은 속내를 털어놔도 괜찮아.” 대체 얘가 뭔데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 발언은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온종일 생각하게 됐다. 기자에게 친구는 많았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먹방 친구, 술을 먹으러 가는 술친구, 서로의 인생샷을 건져주는 사진 친구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을 친구들과 공유했다. 그러나 이 중에 믿고 의지할 친구가 없다는 건 기자의 문제가 아닐까 고민하게 되었다. 기자는 항상 조금 더 친해지려고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선을 그었다.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치명적인 독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연 언제까지 보고 지낼지 모르는 사람에게 약점을 보여주는 게 옳은 일일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까지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하더라도 기자의 전부를 털어놓지 못하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최소한 말하려고 노력한다.

 친한 친구 5명만은 언제 떠날지 몰라 기자를 불안하게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에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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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12-07 20:01:52
친구와 인관관계가 참 힘들긴 해요. 저도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할 뻔 한적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 친구들에게 약점을 보이기 싫었고, 평소에도 낯을 심하게 가리던 성격이었던 저는 남들에게 받는 관심이 무섭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다만 아직도 가끔씩 친구들이 멀어질까봐 무섭기도 해요. 나에게 더욱 엄격해 지기도 하고 오히려 좋은점도 없지않아 있는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은 주희기자님 처럼 친한 친구들 에게도 내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지만, 주희기자님과 같이 힘든 시간을 겪고 인내의 시간을 겪은게 공감이 많이 되어서 댓글을 남깁니다. 항상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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