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종강호다. 2019년이 곧 끝이라는 뜻이다. 연초에 다짐하고 계획했던 일 모두 슬슬 마무리 지을 때가 다가왔다. 이 글을 읽는 학우들은 지금 끝마무리를 잘 맺는 중인지 물어보고 싶다.
사람들은 끝보다는 처음과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초에 계획 세우는 일과 그 일을 이루는 과정은 꼼꼼히 점검하며 이뤄나가려 한다. 하지만 마무리하는 일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끝나고 새로 시작하면 그 끝은 잊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착각일 뿐이다. 끝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끝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성실함 하나로 주위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었던 사람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매일 같이 일찍 나왔고 성과가 좋거나 좋지 않거나 준비 하나는 정말 열심히 해왔다. 그러나 마지막이 다가오자 별다른 이유 없이 지각을 일삼고 불성실해졌다. 당연히 주위 평가 역시 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사람은 쉬고 싶단 이유로 거짓말로 둘러댄 채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후에 거짓말이 밝혀졌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며 뻔뻔함을 보였다. 이 사람 역시 평판이 바닥 친 건 어쩔 수 없는 순서였다. 게다가 반성은커녕 자신을 스스로 칭찬했다.
일을 제대로 끝내지 않은 채 스스로 공치사를 하는 짓만큼 꼴불견인 모습은 없다. 처음, 과정 그리고 끝. 이 모두 완벽히 끝낸다면 스스로 생색내지 않아도 주위에서 저절로 띄워준다.
이렇듯 마무리를 잘 맺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는 없었다. 신임, 평판이나 친구 등 하나 이상은 잃어버리게 되었다. 물론 처음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끝 역시 무시하면 이런 결과를 맺게 된다. 몸이야 편하겠지만 좀 억울하지 않은가. 그렇게 공들여가며 열심히 했는데 겨우 끝마무리를 못 해서 처음 쌓은 기틀을 무너트려 버리다니.
아무리 공들여서 탑을 쌓아도 끝에 돌을 떨어트리면 다 쓰러질 수도 있다. 우리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혼자 만족하기보단 소소한 계획이어도 끝까지 이어나가야 한다. 마무리를 잘 하려면 우선 자신의 능력을 잘 알아야 하고 그에 따른 세분화된 계획도 중요하다. 그리고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일과 끈기 역시 잘 마무리하는 법과 직결된다.
학보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종강호를 마무리로 2019년을 끝내게 된다. 개인적으로 처음과 비교해 글 실력과 판 구성력 등 실력이 높아졌다 생각한다. 다들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호를 마무리 지었기에 꽤 만족스러운 결과라 뿌듯하다. 게다가 올해 학보사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으로 끝내게 되었다. 잘 마무리 지었기에 새로운 시작이 기다려진다.
영화나 소설 등에서 열린 결말만큼 또 찝찝한 게 있을까. 우리 모두 12월을 잘 마무리 지어 결실을 보길 바란다. ‘The and’가 아니라 ‘The end’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