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산맥이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많지만, 한 번만 가본 산악인은 드물다. 히말라야 산맥은 ‘인도 대륙과 티베트 고원 사이’ 하얀 설산으로 2,500km가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산맥에 네팔, 미얀마, 부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중국, 파키스탄 등 아시아의 국가들이 자리하고 있다. 네팔이 히말라야 관문인 것은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8m)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답게 해발 7,300m 이상 고봉이 만년설을 이고 30여 개가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세계의 산악인이 도전과 탐험정신으로 그 산들을 올랐다. 그중 8,000m 이상의 산을 ‘자이언트’라고 한다. 8,000m 이상의 산이 14개라서 ‘자이언트 14좌’라 한다.
그 14좌가 1.에베레스트 8,848 네팔/중국 히말라야산맥 2.케이투(k2) 8,611 파키스탄/중국 히말라야산맥 3.캉첸중가 8,603 네팔/인도 히말라야산맥 4.로체 8,516 네팔/중국 gl말라야산맥 5.마칼루 8,463 네팔/중국 히말라야산맥 6.초오유 8,201 네팔/중국 히말라야산맥 7.다올라기리 8,167 네팔 히말라야산맥 8.마나슬루 8,163 네팔 히말라야산맥 9.낭가파르바트 8,125 파키스탄 히말라야산맥 10.안나푸르나 8,091 네팔 히말라야산맥 11.가셔브룸1봉 8,068 파키스탄/중국 히말라야산맥 12.브로드피크 8,047 파키스탄/중국 히말라야산맥 13.가셔브룸2봉 8,035 파키스탄/중국 히말라야산맥 14.시샤팡마 8,027 중국 히말라야산맥이다.
요즘 비공식이지만 15.얄룽캉 8,505 네팔 히말라야산맥/캉첸중가 서봉 16.로체샤르 8,382 네팔/중국 히말라야산맥을 포함 16좌로 부른다. 우리나라 엄홍길 산악인이 만든 말로 국내에만 사용되는 개념이다.
그 14좌를 세계 최초로 오른 산악인은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 씨다. 그는 1978년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하고, 낭가바르파트를 ‘단독 등정’했다. 1986년 10월 16일 로체 등정에 성공, 10년 만에 등반사의 신화를 쓴, 이탈리아의 영웅이다. 필자가 참여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에 초대돼 그의 강연을 감동 깊게 들은 적이 있다. 그의 목소리는 히말라야의 울림 같았다.
한국 등반계도 14좌 등정에 도전했다. 김장호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 김재수 오은선 김미곤 씨 등 7명이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그 중 김장호씨 는 우리나라 최초로 14좌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다. UMFF의 홍보대사였는데 3회 영화제에 참여했다가 그 다음해 히말라야에서 산사태로 산이 되었다. 박영석 씨도 등정 중 실족사로 산이 되었다. 그들과 친분이 있었는데 술잔을 나누던 시간들이 사무치게 그립다.
안타깝게도 우리 동문 중에는 유명 산악인이 없다. 14좌 중 하나도 오른 한마인이 없다. 교수산악회도 있고 교직원산악회도 있는데 학생산악회는 없다. 그것이 나는 안타깝다. 학생들이여, 그대들의 버킷리스트에 히말라야가 들어있길 바란다. 도전과 탐험 없이는 청년이 아니지 않는가!
시인·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