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청소 및 경비 용역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학내 청소 및 경비 용역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 허지원 기자
  • 승인 2019.09.25 14: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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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이 아닌 동행하는 관계

  무더위가 35도에 육박하던 지난 8월 9일 낮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휴게공간에서 휴식 중이던 67세 청소노동자가 사망했다. 언론에 공개된 휴게실은 계단 아래 간이 공간이었다. 내부 환경은 창문이 없어 환기가 안 돼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히고, 냉방시설조차 없었다. 이러한 비극 속 우리 대학 청소노동자와 경비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업무 환경을 살펴보고,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대학부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도시인은 주변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것들을 배경 처리함으로써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버스를 타고 본 창문 밖 풍경과 사람 얼굴을 기억하는가? 그렇지 않다. 대학구성원의 무관심은 결국 용역근로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닐까?

●현대인의 ‘무관심’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사망 소식은 우리에게 분노로 다가왔다. 우리 대학 익명의 A 학우는 “열악한 업무 환경에 노동자를 방치한 것은 대학 측”이라 비판했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단어를 보면 인간다운 근무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대학 당국과 노동자에게 관심이 없는 학우들의 무책임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인간이 사회 중심에서 벗어난 결과이다. 우리 대학 익명의 B 청소노동자는 “사람이 먼저지 돈이 먼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두 번째가 아니라 첫 번째로 중시되어야 할 게 인간이다. 그런데도 권력, 자본과 제도가 그 중심에 있어 ‘비극’이 비롯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전제되어야 하는 건 ‘휴머니즘’이다. 삶의 중심에서는 인간을 근본으로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다.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그들에게는 관심이고 노력의 흔적이 될 수 있다.

우리 대학 정문 왼쪽 수위실
우리 대학 정문 왼쪽 수위실

우리 안전을 책임지는 분, 경비원

  현행 산업 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노동자들이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가급적이면 휴게시설을 지상에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 대학에는 산업 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을 따른 학내 노동자의 휴게시설이 갖추어져 있을까? 우리 대학 내에는 24시간 동안 CCTV를 확인하고 순찰을 하며 학우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경비원 12명이 있다. 12명이 돌아가면서 3교대 형식으로 근무를 한다. 신형철 보안 책임팀장(이하 신형철 팀장)은 “원래는 8시간이 원칙이지만 저희는 12시간 근무하고 한 달에 7일 정도 휴일을 가지기로 했어요.”라며 자신들의 근무 형태를 설명해주었다. 야간에 근무하는 경비원은 2시간씩 휴식 시간을 가진다. 이들은 학내 안전을 위해 잠시라도 눈을 떼면 안 되기 때문에 식사는 한 명씩 교대로 한다고 했다. 자신의 집보다는 대학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경비원들에게는 더욱 휴게시설이 중요하다. 3년 전 휴게장소는 매우 협소했고 열악했다. 좁은 휴게실은 CCTV 화면과 각종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로 매우 더웠지만, 에어컨조차 없었다. 우리 대학은 경비원들의 열악한 환경을 인지했고 처우 개선을 위해 휴게 시설을 다시 설치했다. 현재는 정문 왼쪽에 있다. 휴게실에는 휴식을 취하는 공간과 CCTV 화면이 있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경비원들은 “3년 전 에어컨이 없어서 화면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지금은 에어컨이 뜨거운 열기를 식혀줍니다.”라며 한층 더 쾌적해진 내부시설에 만족해했다.

모둠 활동 후 방치된 책걸상과 그 위에 버려진 쓰레기
모둠 활동 후 방치된 책걸상과 그 위에 버려진 쓰레기

대학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청소노동자

  우리 대학은 과거 청소노동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정년퇴직하는 노동자가 생겼고 빈자리를 비정규직 즉, 파견과 용역으로 대체했다. 현재 우리 대학 내 청소노동자는 정년퇴직하지 않는 1명의 정규직과 61명의 비정규직이 근무한다. 청소노동자의 휴게실은 대학 건물을 건축할 당시에 건물마다 건축했다. 휴게실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 대학은 장판과 에어컨을 설치하고 개인적인 일을 볼 수 있도록 최대 6명까지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창문을 열어 환기가 가능한 장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환기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냉장고도 갖춰져 있어 음식을 만들어서 먹고 남은 것은 보관도 가능하다. 우리 대학은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휴게시설은 불편한 점을 바꾸며 변화를 거듭한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휴머니즘, 휴머니스트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야 할 이념은 인본주의 즉, 휴머니즘이다. 휴머니즘은 인간 존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현재의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 구성원은 휴머니즘을 제일 우선하여 생각하지 않았다. 익명의 C 청소노동자는 “흡연구역에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다가 가래침을 바닥에 뱉기도 하며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바닥에 버리는 점이 불편해요.”라며 학우들에게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려주길 당부했다. 이처럼 담배꽁초 무단 투기와 길에 가래침 뱉기는 청소노동자 허리를 숙이게 하고 바닥에 주저앉혔다. 이뿐만 아니라 모둠 수업 후 방치해 둔 책걸상과 그 위에 버려진 쓰레기는 청소근로자들을 힘든 환경으로 내몰았다. 이렇듯 고의든 타의든 열악한 환경을 구조화한 우리는 도의적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은 담배꽁초와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 그리고 강의 후 책걸상을 원상태로 유지하기다. 우리 대학이 공부하기 좋은 장소,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탈바꿈하는 길은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휴머니즘에서 시작된다.

정주희·허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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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9-10-02 12:07:17
기사 정말 잘 읽었습니다. 현대사회의 문제와 더불어 우리 대학, 나아가 전국 대학의 문제점을 지적해주셨네요! 그리고 띄어쓰기에 좀 더 신경쓰는건 어떨까요??ㅎㅎ

독자 2019-09-25 14:50:23
강의실 사진 너무 설정샷 아닌가요? ㅎㅎ 조금 더 자연스러우면 좋을 것 같아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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