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아고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한마인이 되자
[한마 아고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한마인이 되자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09.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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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일요일 한주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TV KBS 저녁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최근 코너 <봉시리>가 상당히 인상 깊게 내게 다가온다. 기계 속에 개그우먼이 들어간 인공지능 ‘봉시리’가 가족들의 명령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덧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의 삶 깊숙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30년 전 필자가 모교 대학생 시절에 만난 한 선배로부터 들은 얘기가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다.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려면 영어, 컴퓨터, 운전, 이 세 가지는 필수라고 한 말이다. 당시 현실적으로 크게 와 닫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세 가지를 준비하는데 학창 시절을 나름대로 열심히 보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비록 경상도 사투리 영어 발음이지만 그때 공부한 실력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고, 아름다운 금강산 사업에도 참여하여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멋진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은 초등학생들도 컴퓨터 학원에 다니기도 하고 각 가정에 컴퓨터가 있어 어릴 적부터 쉽게 배울 수 있지만 필자의 경우 직장에 들어가서 독수리 타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독학으로 아래한글, 엑셀이나 워드, 파워포인트를 배워 기획서나 보고서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손글씨를 하는 것보다 컴퓨터로 타이핑하는 게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느껴진다. 어릴 때부터 붓글씨를 배워 글씨를 예쁘게 잘 쓴다는 얘기도 듣고, 군대에서 차트병(군에서 교육 자료를 전지에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일)도 하고, 젊은 시절 밤새 계속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던 연애편지를 쓴 경험 덕분에 일명 달필이었던 글재주도 이젠 악필이 되어 씁쓸하기도 하다.

  지난 청춘 시절 나 나름대로의 준비와 경험이 있었기에 요즘 나는 세계의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은 직업이 필자의 본업이 되었다. 작년에는 누구나 다 아는 세계 최초 암호 화폐 비트코인 개발자(사토시 나카모토/가명) 방한 시 바로 곁에서 의전을 맡았고, 노벨상을 수상하신 의학자와 과학자 및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세계 유명 기업가들, 그리고 판문점을 통해 내려오는 북한 대표단들을 영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인천공항에 나갔다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글귀의 전광판 안내문을 보고 뇌리에 번쩍이는 무언가를 느꼈다. 마치 필자가 학창 시절 선배로부터 들었던 사회생활의 필수조건 3가지와 같은 느낌이었다. 흔히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 이미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도 다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지만 결국 인간이 만든 컴퓨터의 노예가 될 우려도 없진 않다. 또한 이러한 4차 산업기술의 발달 이면에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과 소통하는 컴퓨터 전문지식, 서비스 직업군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니 다행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술의 발달은 인간관계의 이질성을 초래하고 있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퇴근 후 ‘봉시리’ 시청하면서 회식하고 휴가 땐 ‘봉시리’와 함께 여행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현재 유행하는 혼밥, 혼술 등 혼자서 하는 프로그램이 익숙해지고 있는 것은 그것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 우리에게는 힘든 일과를 마치고도 따뜻한 마음으로 반겨주는 가족이 있기에 내일 출근길이 힘들지 않을 터이고, 가끔씩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냄새나는 말투의 친구가 있기에 100세 시대에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가 지배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는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가족이 우선 되어야 하고, 친구가 곁에 있을 때 우린 혼자가 아니다. 바로 지금 나와 같이 밥 먹고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을 때 내가 맞이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두렵지 않을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교훈처럼…

임채석(영어교육과 졸업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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