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2929] 이제 더는 묻지 마세요
[톡톡 2929] 이제 더는 묻지 마세요
  • 박예빈 기자
  • 승인 2019.09.0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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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꿈이 뭐니?”, “하고 싶은 건 있니?”. 어른들이 우리에게 매일 던지는 지겨운 질문이다. 그 질문에 나는 항상 “모르겠어요.”, “이제 찾아봐야죠.”라고 대답했다. 나는 걱정 뒤에 쏟아내는 잔소리가 버거워 대화를 황급히 끝냈다.

  중고등학생 때마다 우리는 원하는 장래희망을 생활기록부에 적어서 제출했다. 그 종이에 적힌 장래희망에 맞춰 스펙을 쌓기 시작했다. 꿈이 없던 나에게는 필요 없는 종이였지만 그 종이에 적힌 한 줄이 되기 위해 다들 부단히 노력했다.

  무심코 적은 그 한 줄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공부를 잘하던 친구는 1학년 때 꿈을 적는 종이에 선생님이라고 적었다. 3학년이 되었을 때 친구는 배우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기 연습을 하며 선생님이 아닌 배우를 꿈꾸었다. 그러나 그동안 쌓은 스펙과 담임 선생님의 만류에 꿈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 친구가 용기 내어 도전했더라면 실패를 하더라도 그 과정이 더 뜻깊은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나는 도전 자체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지 않아서 느끼는 좌절은 잠시뿐이다. 한 번의 선택으로 그 길만을 생각하며 낙오하고 포기하는 일이 진짜 실패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고 장래희망도 딱히 없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친구 따라 연극부를 가입하게 되었다.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무대에 서서 연기도 해보고 무대 뒤에서 음향과 조명을 만지는 일도 맡았다. 작가를 맡고 내가 쓴 대본이 무대에 올라가는 날은 설레서 잠을 못자기도 했다.

  나는 연극부에서 하는 활동이 좋아서 최선을 다했다. 졸업할 때쯤 내 생기부는 자연스레 연극부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분야에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목표로 삼았다. 다행히도 나는 지금 원하던 학과에 들어왔다. 나는 아직 확실한 꿈을 찾지 못한 상태이다. 하루는 PD, 다음날은 작가, 나는 다양한 분야를 꿈꾸었다.

  꿈을 빨리 가지는 사람이 있으면 늦게 가지는 사람도 존재한다. 솔직히 나는 꿈을 찾는데 늦은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꿈을 가지고 싶지 않아서 없는 사람은 없다. 아직 선택 또는 그저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이다. 그 과정에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참견과 잔소리가 아닌 칭찬과 격려라고 생각한다.

  꿈이 없다거나 확실치 않아서 불안해하며 자신을 탓하지 말았으면 한다. 자신감을 갖고 하는 도전 모두가 꿈을 이루는 거름이 된다. 성공한 자가 하는 틀에 박힌 말이 아닌 이 모든 것을 겪고 그러기 위해 노력 중인 한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라 더욱 와 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나영(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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