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꿈을 못 찾아서 휴학을 결심했어요”
“저는 꿈을 못 찾아서 휴학을 결심했어요”
  • 이아름 기자
  • 승인 2019.09.04 16: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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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학우 86%가 진로 스트레스를 겪어

  “대학생 때가 가장 편하고 좋을 때야.”란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에 대학생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학생 절반 정도가 졸업 후 어떤 일을 할지 진로 결정을 하지 못한 채 학업을 이어간다. 게다가 선배들의 취업 고민을 옆에서 듣고 있자 하니 내 미래는 더 캄캄할 뿐이다. 잡코리아·알바몬에서 4년제 대학생 1,83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현실을 담았다. 또, 우리 대학 학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로 결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학우들의 속사정을 들어보자. / 대학부


  청소년기 때부터 시작한 진로 고민은 대학생이 되어 전공 공부를 하면서도 이어진다. 입시 위주인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 아직도 ‘대학을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흐르고 있다. 그 탓에 대학은 가야겠고, 막상 학과를 선택하자니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매는 청소년들이 많다. 결국 그 청소년들은 자신이 배우고 싶은 학문을 찾지 못해 취업 전방이 넓은 분야의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전공이 맞지 않아 전과하거나, 자퇴를 하는 모습도 주로 보인다. 여기까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진로 스트레스는 결정의 유무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진로를 선택한 학우들도 진로 결정에 의한 스트레스가 존재했고 여전히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스트레스

  우리 대학 학우들의 진로 결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6%가 진로를 결정했다. 하지만 86%가 진로 결정에 대한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우는 물론 진로를 정한 학우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분명하게 길을 정한 학우들은 왜 걱정을 떨쳐낼 수없었을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직업 환경, 대학 생활 속에서 겪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안한 미래 스트레스가 그 이유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일도 어렵지만, 찾아도 막막한 현실이다.

  잡코리아·알바몬에서 4년제 대학생 1,8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는 48.6%가 아직 진로 결정을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 대학 34%의 학우들이 진로 결정을 못한 것보다 14.6%의 높은 결과다. 특히 인문계열이나 사회과학계열의 전공자들이 타전공자들보다 진로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조사들을 합해보면 우리나라의 적지 않은 대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전공을 선택했지만 아직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어 보인다.


진로 탐색을 위해 휴학하는 학우들

  대학에서의 전공 선택은 자신의 원하는 직업에 한 발짝 다가갈 기회인데 현재 대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고 미래 직업을 탐색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는 좋은 대학을 가야 성공한다는 사회의 시선 때문에 입시에 몰두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청소년은 진로에 대한 탐색과 자신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게 되고 이 문제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 결국 전공을 선택했지만 적성과 맞지 않아 자퇴하거나 휴학을 결정한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대학생 4,076명에게 ‘2학기에 휴학을 할 것인가?’에 관하여 물어본 결과, 대학생 19%가 휴학을 한다고 응답을 하였으며 그중에서도 진로 탐색을 위한 휴학이 34.4%로 1위였다. 이렇듯 많은 대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휴학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학과를 휴학한 B 학우는 경찰이 되고 싶어 입학한 대학은 학문 위주의 강의 때문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휴학하고 공무원 학원도 다니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이 재밌고 인생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내년에도 휴학하고 싶어요.”라며 실질적인 공부로 인해 휴학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리 대학 익명의 A 학우는 “저는 전공이 제 적성에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서 휴학을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갑자기 휴학신청을 해버렸어요.” 솔직히 말해서 아직 두렵지만 부딪혀보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 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휴학에 대한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지루했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지방대 학우들의 취업 고민

  특히 지방대학 학우들의 취업에 관련된 고민은 깊어졌다. 잡코리아에서 연간 신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서울이 채용공고의 40.9%를 차지했고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에 73.3%로 몰려있었다. 그러나 수도권의 청년 비율은 54%였다. 취업 적령기 청년인구의 반은 지방에 있지만, 일자리는 7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그러나 지방대 학우가 취업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도 명문대 학우에게 밀려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에서의 고용 기회가 부족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 찾기는 더욱 어려워 지방대학의 학우들이 외면 받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2022년까지 지역인재 채용률을 30%까지 올리는 정책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 정책도 의무고용 대상에서 절반 이상이 제외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의무화했지만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방대 출신은 도입 이전보다 1.1%가 줄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직후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아직 지방대에 관한 정책을 시행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 특히 학우들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이어 불편한 점에 대해 당당히 목소리를 낸다면, 언젠가 출신 대학이 아닌 개인의 능력으로 원하는 곳을 취업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아름·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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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9-09-05 20:48:28
기사 내용에 정말 공감합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죠~
[(소곤)pdf판 새로운 도전인 것 같은데 정말 멋집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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