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아고라] 나는 자랑스러운 한마인의 한 사람이다
[한마 아고라] 나는 자랑스러운 한마인의 한 사람이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08.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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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1977년도에는 예비고사와 본고사가 있었고 예비고사를 통과한 학생 중 대학별 본고사를 거쳐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 당시는 대학 진학이 힘들어 재수는 필수고 삼수는 선택이라는 말이 유행했으며 삼수생에게는 감점제를 도입해 입학시험에 불이익을 주었다. 나는 삼수를 하고 경남대학에 79학번으로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하여 한 달간 대학 생활을 하고 군에 입대했다. 그 당시는 34개월 즉 3년간 군 복무를 하고 82학번과 1학년 복학 후 수업을 받았다.

  나는 시골 농촌 출신이라 일정한 수입이 없는 부모님과 항상 등록금과 대학 생활비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일찍부터 아르바이트에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는 가정교사와 은행 야간 숙직 같은 일들이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취업 보도과에서 추천을 많이 해 주었다. 접수를 해 두고 수시로 들렀지만 갑자기 생기는 일이라 연락처가 마땅하지 않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그때는 오직 하숙집이나 자췻집 전화를 이용하는 시절이었지만 잡비를 아껴 개인 전화를 자취방에 개통한 특별한 학생이었다.

  취업 보도과에 나의 전화 연락번호를 알려준 후 일주일 내로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영어과 학생이니 언젠가는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는 꿈을 가졌다. 늦어도 졸업 전인 3학년에는 갔다 와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갔다.

  첫째, 돈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 당시 30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름대로 예산을 잡았다. 통장을 개설하고 돈을 저축하기 시작했으며 부족한 돈을 보충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확장해 나갔다. 영어과는 영어 회화 테이프를 필수로 사서 공부를 했고 다른 전공 학생들도 취업을 위해서 영어를 공부하는데 주로 테이프를 가지고 공부를 했다. 당시에는 대표적으로 시사영어사, 정철, 민병철 교재를 사용했다. 나는 각 회사 지사에 찾아가서 직접 영업 승낙을 받았다. 교재 주문서를 작성하면 지사 관리직원들이 배달 후 수금을 하는 체제라 별 어려움이 없었다.

  둘째, 경비 절약하기였다. 그 당시 홀트 아동복지재단에서 입양아동 동반자로 선정되면 비행기 값이 무료였다. 그래서 주한미군과 한국인 사이에 탄생한 자녀를 돕는 한미재단을 알아보았다.

  셋째, 영어 실력 향상이었다. 국제펜팔협회에 가입하여 펜팔과 영어 쓰기 연습, 교내 영어 클럽 활동, 선교사들과 평화봉사단과 대화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 회화 실습을 했다.

  사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려운 사람은 항상 어렵다. 그만큼 자기가 여유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생활하면서 먼저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디디면 그 꿈 덕분에 힘든 일도 즐겁게 할 수가 있다. 이렇게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한 결과 3학년이 되었을 때 나의 통장에 잔고가 100만 원이나 모여 있었다.
 
  1984년 우리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아이오와대학 어학연수 계획 공고가 났었다. 마치 나를 위해 만든 이벤트 같았다. 교양영어 학점 B 이상과 그 당시 경비 100만 원이라는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미리 준비한 덕분에 나는 첫 번째로 접수할 수 있었다.

  졸업 후 교직 생활 중에도 나는 나이 50이 되기 전에 교장으로 발령을 받아 4년 중임을 하였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농어촌학교에 야구부를 창단하여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야구명문 학교로 특성화시키는 등 학교를 살린 게 퇴직한 지금에도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주위에서는 모두 나의 이른 퇴직을 걱정했지만 나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부터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모든 일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된다는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한다. 또 어렵고 힘들 때라 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 열심히 준비하는 자는 언제든 잘 될 것이기 때문이다(Capacity never lacks of opportunity). 나는 언제나 배우고 준비한다. 여러분도 그럴 수 있다. 자신의 목표를 매일 생각하고 말해보자. 그러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된다.

장명규(영어교육과 졸업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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