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는 사회를 원합니다
경쟁 없는 사회를 원합니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08.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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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에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 속에서 아이들은 학업에 시달리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 다들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과 경쟁해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초·중·고 대학교를 다니며 항상 시험이나 평가를 거치며 낮은 등급으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경쟁해왔다. 항상 시험기간만 되면 자신의 것만 챙기기 바쁜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된다. 모두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지금보다는 경쟁이 덜한 사회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경쟁은 자신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사회를 조성하게 된다. 이것은 서로 간에 신뢰를 떨어뜨려 건강한 공동체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다. 구성원들끼리 자칫 과열 경쟁을 부름으로써 사회의 부정적 단면들이 넘쳐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 지난 18일 인도에서는 학생들의 대입과 직결되는 시험 성적이 발표되었다. 이날 공개된 채점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 그런데 오류가 정정되는 2~3일 동안 19명의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적을 비관한 학생들이 자살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험점수가 자신의 인생을 버릴 만큼 중요한 것일까? 좋은 점수는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이들에게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지 않았다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쁜 시험 점수는 성공의 앞자리에서 밀려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낙심하고 절망했을 것이다.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었다는 생각으로 말미암아 극단적 선택으로 치닫게 되었다.

  경쟁의 대열에 서서 ‘최고’와 ‘성공’의 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의 삶에 살아있다는 인간 존재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 본다. 경쟁은 ‘최고’라는 단어에 집착하게 한다. 또한 경쟁은 ‘1등’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한다. ‘최고’가 되어야 하고 ‘1등’을 해야만 성공했다고 말한다. ‘최고의 길’과 ‘성공의 길’은 결국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 정점에는 늘 돈이 있다. 돈이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돈의 소유 정도로 성공이 가름되는 사회가 될수록 그 구성원들은 남과의 비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최고’는 ‘최선’으로 바뀌어야 하고, ‘성공’은 ‘함께함’이라는 의식으로 대전환을 일으켜야 한다. 그래야 각자의 노력이 인정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모두가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수직적 사회에서는 최고가 되려면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현상은 트리나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책에 그려져 있는 애벌레 기둥과 같다. 성공하기 위해 다른 애벌레들을 밟고 위로 기어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애벌레의 모습이 현재의 우리 모습이다. 모두가, 모든 기업들은 최종적으로 가장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만 원하고, 모두가 그 자리에 올라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위만 보고 올라가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 욕심에 눈이 멀어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사람들이 다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사라지게 되었다. 서로 견제만 하는 점점 배려 없는 사회로 바뀌어 가는 듯하다. 과연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일까?

  나는 우리 사회가 결과만 보지 않고 과정을 보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학습과정에서 학습자가 보인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한 과정을 평가하는 과정중심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 평가자들이 과정에 집중하며 최고인 결과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아닌 자신의 발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러한 방법으로 평가를 한다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줄어들 것이고 조금 뒤처지는 사람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바뀌게 될 것이다.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선의의 경쟁은 좋지만 지금처럼의 과도한 경쟁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함께 가는 사회를 꿈꾸고, 노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도록 바뀌어야 한다.

조해윤(간호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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