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화장실은 안녕하신가요?
오늘도 화장실은 안녕하신가요?
  • 박예빈 기자
  • 승인 2019.05.23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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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만드는 미화원들의 노고를 잊지말자!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은 금방 휴지가 다 차버린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타인의 휴지들이 쌓여서 탑을 이룬 광경을 보면 상당히 불쾌한 기분이 든다. 그 점이 싫어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공중화장실 휴지통을 전부 제거했다. 작년에 우리 대학도 정부 시책에 따라 대변기 칸 내 휴지통을 모두 제거했다. 변화를 꾀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학우들은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잘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 대학부

▲휴지통으로 변한 위생용품 수거함
휴지통으로 변한 위생용품 수거함

  대변기 칸 내 휴지통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외국에는 없는 휴지통을 우린 꾸준히 고집해왔다. 관습처럼 해오던 일을 한 번에 바꾸기란 분명히 어렵다. 그렇지만 정부는 휴지통을 없애겠단 큰 결심을 내렸다. 휴지통이 없어져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로 좋았다. 하지만 휴지통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 대학에서도 1년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 ‘휴지통 없는 화장실’ 첫 시작

  대변기 칸 내 휴지통을 두는 것은 우리나라 풍습이다. 우리나라는 어쩌다 휴지통에 휴지를 버리는 습관을 기른 것일까? 과거 88 올림픽 개최 당시 대다수였던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급격하게 개선하는 과정에서 화장지 보급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신문지 또는 질 낮은 휴지를 사용해서 하수관 막힘이 자주 발생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휴지통을 대변기 옆에 두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잠깐의 수단이 어느새 관습이 되어버렸다. 그 이후로 우리는 쭉 휴지를 휴지통에 버려 생기는 불편을 당연하다고 여겼다.

  행정자치부는 공중화장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하여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공중화장실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된 기준 중에는 공중화장실 휴지통을 제거하는 일도 있었다. 대변기 칸 내 휴지통은 외관상도 문제였지만 악취, 해충 발생의 원인으로 꼽혔다. 행정자치부는 물에 잘 녹는 휴지를 굳이 휴지통에 버려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이런 이유로 시작되었다.

  작년부터 시행된 ‘휴지통 없는 화장실’로 인해 우리 대학도 화장실 대변기 칸 내 휴지통을 없앴다. 대신 불필요한 다른 쓰레기를 버릴 통을 세면대 옆에 두었다. 화장실 칸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알리는 스티커를 붙여 학우들이 쉽게 알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남자 화장실에는 물티슈 수거함을 두어서 물티슈를 버리게 하고 여자 화장실에는 위생용품 수거함을 두어서 생리대를 버리도록 했다. 우리 대학은 꼼꼼한 점검을 거쳐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시작했다. 쾌적한 화장실을 위해 만든 휴지통을 없앤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잘 적응했을까?

 

*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관한 말들

  경남대학보사는 휴지통을 처음 없앤 지 4개월 후, 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했다. 여론조사 결과, 학우 중 71%는 긍정적, 29%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학우들은 휴지통이 없어서 생기는 이점을 확실히 알았다. 외관상 깔끔함, 악취, 해충은 휴지통만 없애도 확연히 줄었다. 시설관리팀은 1년이 지난 지금 ‘휴지통 없는 화장실’로 인해 생긴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한 몇몇 학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학우들이 휴지통 없는 화장실 불편에 대한 건의도 없다고 했다. 학우들은 이제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 휴지통 없는 화장실로 바뀌지 못한 단과대 건물들이 있었다. 단과대 여자 화장실은 위생용품 수거함 뚜껑이 뜯겨 있 었다. 뚜껑이 뜯긴 통은 휴지와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 휴지로 가득 찬 위생용품 수거함은 영락없는 휴지통이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이라는 스티커가 붙여진 벽 옆에 버젓이 자리한 휴지통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학우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없어야 할 휴지통은 어쩌다 자리를 다시 차지하고 있는 걸까?

  위생용품 수거함 뚜껑을 열어둔 단과대 담당 미화원은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위생용품 수거함을 열어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녀가 생리대를 수거하기 위해 위생용품 수거함을 열어보면 생리대는 없고 다른 쓰레기들이 넘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이유만이 위생용품 뚜껑을 열게 만든 건 아니었다. 그녀는 우리 대학에서 일한 지 오래되었지만, 변기가 막히는 일은 휴지통을 없애고 난 이후 많아졌다고 말했다. 막힌 변기를 뚫어보면 음식물, 물티슈, 나무젓가락 등 별의별 쓰레기가 가득하다고 했다. 변기를 막히게 만드는 쓰레기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생리대였다. 여자 화장실에는 생리대를 변기에 넣는 학우가 있었다. 위생용품 수거함에 있어야 할 생리대가 변기에서 나오는 일이 많아서 그녀는 뚜껑을 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녀의 말 속에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몰상식하게 이용하는 학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같이 만들어 가는 쾌적함

  미화원은 휴지통은 세면기 옆에 있으니 그곳에 휴지를 버려주길 바랐다. 기본적인 일이었지만 지키지 않는 몇몇으로 인해 화장실은 더러워진다.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우리 대학은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만들었다. 쌓인 휴지는 외관상으로 좋지 않았다. 휴지통에 휴지를 버리는 일은 어렸을 때부터 배운 일이다. 하지만 몇몇 학우는 여전히 대변기 칸의 휴지통이 없다고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렸다. 그들에게는 휴지통 없는 화장실이 가져다주는 쾌적함이 쓸모가 없었다.

  볼일을 보고 싶어도 화장실이 더러우면 머뭇거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 대학 화장실에서 악취가 풍기는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화장실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된다.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이 유지되는 이유가 ‘휴지통 없는 화장실’ 때문일까? 미화원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진정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만들고 있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이 주는 일정한 쾌적함을 그들이 유지해주기에 우리 화장실은 깨끗했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한다. 우리는 자신이 머문 자리도 아름답게 유지하는 한마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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