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봄’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봄’
  • 김수현 기자
  • 승인 2019.03.21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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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찾아왔다. 달력이 바뀌고 교내 곳곳의 분위기는 한껏 일렁이는 봄바람 같다. 누군가에게는 시작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일 새 학기는 갓 피어난 이파리처럼 싱그럽다. 분위기 에 취해 아직은 어색하고도 풋풋한 계절에 적응하는 이 시기가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자명하다. 나 또한 이 봄에 만연한 설렘과 기대에 휩쓸린다. 나의 봄 또한 지금부터 시작이기에.

  고등학교 3년, 발등에 떨어진 입시라는 불로 인해 꽃구경은커녕, 마음 졸이며 살아오던 시기를 거쳐 새내기가 되었다. 바삐 적응하는데 눈이 팔려 주변을 둘러볼 생각조차 못 했다. 돌이켜 보면 전부 엇비슷한 기억들이 나의 봄을 채웠다. 가장 좋아하는 꽃인 벚꽃은 어느새 ‘시험 기간’과 같은 말이었고, 과업과 시험에 치여 지내다 보면 금세 계절은 여름을 맞았다. 봄이란 계절을 즐길 새도 없이 흘려보내 버렸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다음에는 꼭 달리 보내겠노라고.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실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다음’이 두, 세 차례를 넘기자 쏟아지던 무료함과 우울감에 잠식되어 열정이란 동기를 빼앗겼다. 목표 의식도 원하는 일도 전 부 사라진 후에는 어떤 일을 해도 무의미하기만 했다. 온종일 무채색인 날들만 이어졌다. 능률과 성취마저 떨어지자 부담감만 몸집을 불려갔다.

  그러던 와중, 고3의 겨울을 맞았다. 수시로 넣은 대학들의 합격 여부가 밝혀질 즈음에, 나의 우울은 최고조를 찍었고 밑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대면해야 했다. 폭식과 절식, 스트레스성 질환들을 겪으며 자학과 부정을 반복했다. 지금 회상해보면 나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지만, 당시에는 이겨낼 힘을 찾는 것조차도 버거웠다. 나의 삶은 그때를 기점으로 서서히 변해갔다.

  모든 욕심과 기대를 버렸던 순간부터 충분히 주어지던 여유가 재충전의 시간으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을 쫓는 일을 그만두자, 삶의 질이 향상되었고 한층 더 성숙한 시각에서 자신을 객관화하는 게 가능 해졌다. 한발 물러서서 지내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마음이 평온을 되찾자 나만의 봄날이 찾아왔다.

  ‘봄’은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계절이다. 이전보다 더 빛나고 생경한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첫걸음에 온통 설레기까지 하다. 벚꽃 내음이 풍기고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까지,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채우기가 나의 새로운 목표가 되었다.

  바쁘고 어려운 삶 속에서 우리는 낙오되지 않기 위해 움직인다. 그런데도 시련과 상처는 늘 우리를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에게는 휴식과 안정을 누리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을 누르는 무게를 떨치는 순간 우리에게 진정한 봄날 이 찾아오기에. 올해의 봄이, 그리고 이 시작이 나뿐 아니라 모든 이에게 뜻깊고 다정한 기회로 찾아오기를 기원한다.

임혜인(음악교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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