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논문] 북한의 이동통신 연구(변천과 전략 변화를 중심으로)
[한마 논문] 북한의 이동통신 연구(변천과 전략 변화를 중심으로)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01.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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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 이동통신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허물고 사회의 역동성을 증가시키며 새로운 경제 질서와 디지털 문화를 태동시키는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권위주의 국가들을 딜레마에 직면하게 한다. 이동통신이 체제 위협이 되지 않도록 억제하거나 통제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도록 활용과 촉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2년에 이동통신을 도입했다가 2004년에 체제 안위를 명분으로 중단을 결정했다. 4년간의 공백 기간 후 2008년 말 재도입된 이동통신은 최근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정치적 목적 달성과 체제 안위를 위해 허용과 통제를 반복했던 북한에서 이동통신의 급속한 발달은 국가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적 판단의 개입을 전제하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북한에서 광통신망의 전국 구축, 고려링크의 자본주의적 마케팅 활동, 주민들의 시장 활동에서 경쟁력의 수단, 과시형 수요 등의 결합으로 이동통신 가입자는 단기간에 성장을 했다. 2009년 7만 명 수준의 가입자에서 3년 만인 2011년 말 가입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18년 현재 400만 가입자를 상회한다고 추산된다. 이동통신 성장의 주요인으로는 북한 당국의 지속적이고 개방적인 이동통신 전략의 정착을 들 수 있다.

  김정일 정권 초기의 이동통신 전략은 단절적이고 폐쇄적이었으나 후반기로 갈수록 지속적이고 개방적인 전략으로 변화하였다. 2011년 ‘아랍의 봄’이 발생하여 독재자들이 망명하거나 사살되는 상황이 발행한다. 이 사태에 대한 북한의 대응에서도 전략의 변화를 알 수 있다. 2004년 룡천역 사고와 같이 이동통신을 전면 중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로동신문』에 3세대이동통신망 형성을 선전하고 장려한 것이다. 북한에서 이동통신은 더 이상 체제위협의 대상이 아니라 경제발전의 핵심 요인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김정은 정권 역시 경제성장을 통한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하여 선대의 이동통신 전략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북한에서 이동통신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곧 도래할 5G 기술 표준을 상용화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이동통신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 생산과정의 분절화와 탈집중화 속에서 이동통신 산업의 부가가치 활동은 국가 간의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개발도상국으로의 최종시장의 중심 이동은 개발도상국에게 새로운 경제적 고도화의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북한에게 5G 기술의 도입과 GVC으로의 진입은 첨단기술 개발과 경제 발전의 중요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북한에서 급속한 이동통신 가입자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보 격차는 심각하다. 북한 정보 격차의 실태는 북한 내 지역 간, 사회계층간 정보 접근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학력 간, 세대 간 정보 활용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남북한 간의 정보 격차 문제로 확산된다. 정보 격차는 통일 한국이 부담해야 할 통일 비용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차지할 것이다. 이동통신의 협력은 남북한 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다. 통일비용의 경감이라는 의제 하나만으로도 이동통신의 협력은 매우 의미가 있는 사안이다.

이정진(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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