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고향가고 싶어요
저도 고향가고 싶어요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8.09.1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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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주말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5일간의 꿀 같은 연휴는 소중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고향으로 가는 발길을 돌리는 청년들이 보인다.
명절에 고향 집을 방문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속사정을 알아보자. / 사회부

  음력 8월 15일은 대표적인 명절 ‘추석’으로 불리는 한가위다. 추석의 대표 음식은 송편으로 가족들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다. 또, 강강술래, 닭싸움, 씨름, 줄다리기 등 가족 모두 모여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놀이도 있다. 고속도로는 자동차로 꽉 막히고 마트에는 명절 선물을 사느라 발 디딜 틈 없이 바쁘다. 주문한 물품을 배달하기 위해 택배원들은 전화기를 온종일 붙잡고 있다. 튀김, 전 등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주문한 반찬가게는 기름 냄새를 폴폴 풍기고 있다.

  청년들은 다가오는 추석에 떨어져 사는 가족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명절 연휴가 되면 버스, 기차 예매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특별 예매일이 있을 정도로 정신없다. 연휴를 한 달 앞둔 기간부터는 예매가 힘들 정도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먼 길을 부리나케 짐 싸 들고 달려간다. 연휴가 길수록 오랜 시간 가족과 함께 보낸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또는 특정한 직업 때문에 명절에 조차 가족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 연휴 수당 때문에
  휴가, 명절 기간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이트에는 시급 1만 원짜리 일자리가 게시된 공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시급이 오르면서 실업률도 같이 오른 요즘, 연휴 기간의 아르바이트는 대학생과 취준생에게 한 줄기의 빛과 같은 조건이다. 불경기로 황금연휴에 가족과 보낼 소중한 시간보다 아르바이트를 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우리 대학 문과대 A 학우는 평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다. 명절 연휴에 고향 집을 방문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A 학우는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하면 평소보다 시급을 더 받을 수 있어요. 가족이 보고 싶지만 생활비와 자취방 월세를 벌어야 해서 할 수 없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생활비를 걱정했다. 우리 대학 사범대 B 학우는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집에 가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쉬워요. 그러나 제 편의를 위해 약속되어 있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수는 없어요.” B 학우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어 “추석에 가지 못하는 만큼 연휴 수당을 더 받을 수 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받은 월급으로 가족과 여행 가는 것을 목표로 하여 적금통장을 만들었어요.” 그녀는 가족과 함께할 여행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택했다. “추석에 고향에 가지 못하여도 가족이 이해해주고 심지어 자랑스러워해요. 명절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 처음이라 어색하지만, 방학 때 가족과 행복한 여행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려고 해요.” 그녀는 명절에 고향을 가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했다.

  ▲ 특정한 직업이 발목을 잡아서

 주 52시간 근무가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나 주 52간 근무는 언론인, 자영업자에게 해당되는 법은 아니었다. 명절이 되어도 편의점, 셀프 주유소, 방송국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고향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렸다.

  우리 대학 경영대 졸업생 C 동문은 셀프 주유소에서 일한다. “셀프 주유소는 24시간 주유할 수 있고 만일을 대비해 항상 사람이 대기하고 있어야 해요.” C 동문은 명절 기간에 주유하는 사람이 많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안타까워했다. 이어 “아르바이트생도 명절이라 빠져서 제가 종일 주유소에 있어야 해요.” 고향에 가야 하는 아르바이트생, 24시간 운영하는 주유소가 고향으로 향하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KBS 창원방송총국 D 아나운서는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게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거예요. 항상 국민에게 뉴스를 전하기 위해 원고를 작성하고 수정하면서 방송국에 있어야 해요.” 덧붙여, “친정이 멀리 있어 자주 가지 못하는데 명절에도 뵙기 어려워 가족에게 죄송할 뿐이에요.” 그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져서 뿌듯함도 있지만 명절에 고향을 가지 못하는 것에 더욱 죄송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다가오는 토요일부터 대체휴일을 포함해 5일간의 연휴가 시작된다.  불경기로 인한 아르바이트와 더불어 특정한 직업으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긴 연휴는 누군가에겐 소중한 시간, 또 누군가에겐 안타까운 시간이다. 만약 자신이 이처럼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면 안부 전화 한 통, 영상 전화 한 통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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