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칼럼] 꿈으로 그리는 인생
[대학원생 칼럼] 꿈으로 그리는 인생
  • 언론출판원
  • 승인 2018.09.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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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85년 1월 입영 영장을 받았다. 학력고사를 마치고 진로를 고민하다 입대라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입영한다면 다시는 책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다. 대학생이 되었다.

  1994년 2월 말 큰아이가 백일이 되는 날이었다.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험생활을 시작하였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다시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1996년 11월 세무사시험에 합격하였다. 세무사가 되었다.

  회계사무소를 운영하던 1999년 지인으로부터 대학 강의 요청을 받았다. 강의 요청을 수락하였으나 가슴 한 곳에 의문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진정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바로 대학원에 등록하였다. 석사학위를 받고 다시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2005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전에는 늘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으로 인하여 일찍 취업하여 돈을 벌고 싶었다.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였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8개월 만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이듬해 다시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군인(장군)이 되고 싶었다. 사관학교에 진학하려 했지만 낙방하였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군대를 다녀와서는 공직자가 되고 싶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였으나 몇 번의 낙방 끝에 중소기업 경리과에 취업을 하였다. 나는 늘 현실과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방황을 했으며, 많은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꿈은 새로운 설렘을 주었다. 이러한 설렘은 새로운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동력이 되었다. 이전에 꾸었던 꿈과 노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꿈의 기초가 되었다. 상업고등학교의 교과목, 대학에서 전공한 회계학, 행정고시를 준비할 때 공부하였던 법학 과목과 경제 과목이 세무사시험의 기초가 된 것처럼…
새로운 도전은 늘 새로운 호칭을 얻게 했다. 세무사님, 교수님, 박사님, 회장님…, 이런 말들을 처음 들었을 때 어색하게 다가온 호칭은 어느덧 익숙하게 되었다. 이러한 호칭들은 나에게 무한한 신뢰를 제공하는 원천이자 무게로 자리 잡았다. 호칭에 맞는 행동과 노력이 필요했고 나를 더욱 성숙시키고 발전시키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지난 연말 학회 행사에 토론자로 참석한 적이 있다. 대학원서 강의를 들었던 학생이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이 박사학위과정에 진학하고 싶은데, 진학의 그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고 물어왔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학위가 새로운 직업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학위는 새로운 호칭을 만들어주고, 새로운 호칭은 자신의 가치와 신뢰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또 다른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돌아보면 많은 꿈들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고 포기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꾸어왔던 꿈들이 모여 지금의 내 모습으로 서 있는 것 같다. 50세 중반, 아이 셋을 대학에 보내고 있는 아버지가 된 지금 이제는 하나씩 내려놓아야 할 것을 찾고, 하나씩 내려놓아야 하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10년 후 나의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늘 머릿속에 꿈틀거리는데 행동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주저한다.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서 있을 수 있을까?

최주익(경영학박사,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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