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침수 피해를 본 댓거리
또다시 침수 피해를 본 댓거리
  • 안서영 기자
  • 승인 2024.10.15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해안 지역의 기록적인 폭우, 댓거리가 상습 침수 구역임을 상기하자
물이 차오른 댓거리 모습
물이 차오른 댓거리 모습                                                                                    / 사진 제공: 마산소방서

 

  댓거리는 과거 태풍 매미(2003)와 태풍 미탁(2019)으로 침수 피해를 겪었다. 차량 침수부터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과거가 있다. 앞선 태풍 피해를 경험하면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지역 행정은 댓거리가 상습 침수 구역임을 알고 그에 맞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최근 9월 20일부터 경남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또다시 침수가 발생했다.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를 관할하는 마산소방서에서는 인명구조 2건, 안전조치 37건, 배수 지원 27건으로 침수 관련 신고 총 66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 사회부

  가을 태풍 풀라산(PULASAN)이 약화해 발생한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부산·충북·충남·경북·경남·전남·전북 등 7개 시도, 46개 시군구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행정안전부는 9월 20일 22시 30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하여 22일 21시까지 발효했다.

 

- 폭우를 몰고 온 태풍 풀라산

  올해 침수 사태를 불러일으킨 건 태풍 풀라산이다. 기상청 예보는 태풍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태풍은 예상 경로를 벗어나 북쪽으로 이동했다. 태풍이 약화된 열대저압부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며 뜨거운 수증기를 끌어모았다. 결국엔 온대저기압은 태풍보다 바람이 더 강하게 불고 많은 비를 내릴 수 있는 상태로 북상했다. 우리나라 북쪽에서 들어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뜨거운 수증기가 충돌해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었고, 이는 기록적인 폭우로 이어졌다.

  태풍 풀라산은 남부 지방권을 휩쓸고 갔다. 주택 침수부터 도로침수,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침수, 농작물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논과 밭 등 농경지 4,116ha의 침수가 보고됐다. 경남 김해시에선 80대 남성이 목숨을 잃고, 이틀간 427.8㎜의 비가 쏟아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금관가야 대성동 고분군’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21일까지 소방에선 44명 구조활동, 배수 지원 408건 및 안전조치로 총 3,420건의 활동을 펼쳤다. 당일 창원, 김해, 부산, 양산 등에서 역대 9월 일 강수량 기록이 새로 경신됐다. 전국적으로 내린 강한 비로 경북 등 7개 시도에서 1,500여 명이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대피한 이들은 임시주거시설 또는 친인척집, 경로당·마을회관, 민간 숙박시설 등에 머무르며 침수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 우리 지역의 피해

  경남 창원에는 19~21일 3일간 총 529.4㎜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러한 현상을 “창원에 200년에 한 번 올 가능성이 있는 비”라고 표현했다. 마산도 침수 피해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을 알기 위해 마산소방서 조상근 현장대응단장을 만났다.

  조상근 현장대응단장은 마산 내에서만 도로 침수 14건, 지하 침 수 22건 외 마산회원구 합성동 인근 전봇대 넘어짐 등의 피해를 이야기했다. 그중 21일 22시 04분 마산합포구 산호동의 빌라에선 축대 벽이 무너져 내린 것이 가장 위험했다고 언급했다. 이때 빌라 건물로 옹벽이 기울었는데, 이 옹벽의 크기는 길이 20m, 높이 3m였다. 점차 기울기가 커지며 빌라 5개 동 중 일부 동에 맞닿아 빌라 외부 창문 및 벽 외 실외기가 파손됐음이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주민을 대피시켰다. 주민 54명 중 31명이 이재민 임시 대피시설에(산호동행정복지센터 대강당) 머물렀고, 나머지 23명은 개별 숙소를 이용했다. 이 사건을 주시하던 홍남표 창원시장은 22일 이재민을 찾아가 신속한 일상 복귀와 시설 복구 및 구호 지원을 약속했다.

  그 외에도 마산합포구 추산동에선 맨홀 뚜껑이 날아가는 사고도 있었다. 마산 댓거리에서도 걷기 힘들 정도로 물이 차올랐을 뿐만 아니라 하수도가 물을 뱉어내었고, 우리 대학 한마관에서는 변기 물이 역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마산 댓거리가 잠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마산에 악몽을 가져다준 태풍 매미는 남해안 지역에 410mm의 비를 쏟아부었다. 태풍으로 인한 최대 4m 39㎝의 해일이 덮쳐 부두에 배치되어 있던 통나무가 내륙으로 들어와 지하상가의 사람들을 고립시켜 인명피해를 일으켰다. 강풍으로 아파트 단지의 창문이 깨지고 200여 대의 차량이 잠겼다. 이후 2019년 제18호 태풍 미탁이 비록 소형이지만 댓거리를 다시금 침수시켰다. 해운동, 월영동 지역은 마산만과 맞닿아 있으며 매립 지역이다. 이러한 특성상 비가 오지 않아도 해수위가 상승하는 대조기가 되면 바닷물이 육지로 역류하는 경우가 잦다. 2013년에 ‘가’ 등급의 침수 위험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침수 피해에 2020년 창원시는 대책을 마련하였다. 총사업비 456억 원을 투자해 ‘마산 서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실시했다. 2기의 배수펌프를 설치하여 분당 빗물 2,174t을 퍼 올릴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였다. 이는 과거 해운동이 해수면이 200mm 이상만 상승해도 도로 침수가 됐던 것에 반해, 배수펌프 설치 이후 해수면 270mm 상승과 270mm 이상의 강우가 내려도 침수가 되지 않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배수로 시설을 설치하여 과거에 비해 댓거리가 잠기는 일이 적어졌다고 해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태풍 풀라산의 영향으로 내렸던 폭우같이 예기치 못한 폭우가 내릴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습 침범 구역인 우리 대학 인근 지역은 더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경각심을 가지고 호우주의보 및 침수 피해 비상 문자가 왔을 때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옳다.

 

  마산소방서 조상근 현장대응단장은 “불이 날 때나, 인명 피해가 예상될 때 시민들이 자신은 안전할 거란 막연한 생각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이것이 위험한지 아닌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시민들의 안전의식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한편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는 풍수해·시민안전보험을 통해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고 개인의 회복을 돕고자 한다. 보험이 적용되는 자연재해의 종류는 태풍·호우·홍수·강풍·풍랑·해일·대설·지진·지진해일이 포함된다. 주택(동산 포함)·농임업용온실(비닐하우스 포함)·소상공인 상가·공장이 가입대상이 되며, 2022년부로 일부 저소득층에게는 풍수해보험료를 전부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재난 예방 대비 차원에서 태풍·호우 행동 요령을 진행 단계별로 소개하고 있다. 만일 호우로 인한 피해가 예상될 때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방문해 보자.

박성한·안서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로 7 (경남대학교)
  • 대표전화 : (055)249-2929, 249-2945
  • 팩스 : 0505-999-2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상
  • 명칭 : 경남대학보사
  • 제호 : 경남대학보
  • 발행일 : 1957-03-20
  • 발행인 : 박재규
  • 편집인 : 박재규
  • 경남대학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2024 경남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