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전혁림, 푸른쪽빛 너머로’, ‘GAM컬렉션:미래의 기억’, ‘추상과 관객’을 6월 14일부터 10월 6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여태까지 미술관에서 수없이 많은 소장품을 전시하여 관객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준비한 기획전은 더욱 뜻깊은 전시다. 현재 3개의 전시실에서 3개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중인데, 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 문화부
경남도립미술관은 경상남도 시민들의 미술 문화 향유 욕구에 부응하고, 문화 도민으로서의 긍지 고양과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 발전의 상징으로 설립된 곳이다. 경남 시민들을 미술로 인해 삶을 풍요롭게 이끌고, 미술사 정립을 위한 소장품 수립 관리 보존 등의 비전과 가치 목표를 둔다. 학문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수집하는 일은 미술관의 존재 이유이자 앞으로도 변함없이 존속할 미술관의 고유 기능이다.
- 경남도립미술관 20주년을 맞이하여
2004년 6월 23일에 개관하여 현재 경남도립미술관은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년 동안 총 1,439점의 작품을 수입했는데, 그중 이번 전시에는 ‘전혁림, 푸른쪽빛 너머로’, ‘GAM컬렉션:미래의 기억’, ‘추상과 관객’으로 총 3개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20주년 기념 소장품 기획전은 미술관 1층, 2층, 3층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1층에 있는 ‘전혁림, 푸른 쪽빛 너머로’는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 실감영상 전시이다. 작품 10점을 애니메이션과 음악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영상실 벽면과 바닥에 투사된 영상은 마치 작품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독특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1·2층에 있는 ‘GAM컬렉션:미래의 기억’은 박생광, 백남준, 이성자, 이우환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근대기 미술과 서양화 도입, 새로운 미술 실험, 한국미술의 정체성 모색, 동시대 미술의 다변화 등 7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3층에 있는 ‘추상과 관객’은 전혁림, 이성자, 이준 등 경남을 대표하는 추상회화 거장들의 작품과 이들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추상’은 어떤 생각이나 모양을 뽑아내는 인간의 정신작용으로 20세기 미술 전반에 영향을 끼친 개념이다. 추상미술을 통해 관객이 직접 작품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관객 참여형 전시이다. 감상, 토론, 실천의 세 공간에서 관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실제로 미술관에서 관람하다 보면 해설사가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추상과 관객은 작품을 보며 자신이 직접 생각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작품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해설사를 통해 설명을 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해설사가 활동하는 시간대를 방송으로 여러 번 알려주니 방송을 듣고 난 후 장소에 가면 된다. 3개의 작품 모두 해설사가 활동하는 시간 예외에도 궁금한 점이 있어 물어본다면 자세히 알려준다.
- 작품 속 작가의 이야기
‘추상과 관객’ 속 작품인 ‘조선 자수에서’를 그린 전혁림 화가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고향 통영과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어 통영의 바다를 소재로 푸르고 시원한 풍경을 이루는 작품을 그려 ‘바다의 화가’로 불린다. 전통문화와 기물들을 차용해 작품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을 차용하며 일상에서 꾸리고 있을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생각을 거쳐 작품을 해석하는 것 또한 추상을 하는 것이다.
2005년 이영 미술관에 걸린 전혁림의 ‘통영항’ 작품을 보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젊은 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통영 달아공원을 찾아 다도해를 내다보며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라고 고백하며 그림을 청와대에 걸고 싶다고 부탁을 한 바가 있다. 이에 4개월 동안 작업에 매진해 작품을 완성하고 그 후 청와대 인왕실 벽에 걸렸다. 이렇게 한 사람의 작품을 통해 누군가가 위안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고마운 일인지 다시금 깨달음을 준다. 통영 주변에서 살았던 전혁림 화가의 작품 ‘조선 자수에서’를 보고 통영 바다에서 느낀 고향의 냄새가 느껴진다. 추상회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 추상하는 관객이 되는 방법
경남도립미술관은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 296에 위치한다. 창원대학교 바로 맞은편에 있어 비교적 건물 위치를 찾기 쉽다. 우리 대학에서 미술관에 가는 방법은 103, 110, 111, 122, 6000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간이며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운영한다. 미술관에서는 3개의 전시실에서 3개의 작품을 전시하는 중이지만, 관람 비용은 따로 지불하지 않고 모두 통틀어 지불한다. 군인은 무료이고 어른은 1,000원이며 만 25세 이하는 700원을 지불한다. 단 점심시간 12~1시까지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부담되지 않는 금액으로 수준 높은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공강과 주말에 미술관에 가서 뜻깊은 문화생활을 만들어보길 추천 한다.
1층에 있는 ‘전혁림, 푸른쪽빛 너머로’는 커튼 너머로 거울반사를 활용한 작품이 있다. 작품의 크기가 크지만, 거울의 반사로 인하여 공간이 더욱 넓게 느껴진다. 벽면부터 바닥까지 움직이는 실감 영상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시원함이 느껴지는 제목에 걸맞게 공간 속도 푸른빛이라서 더운 여름에 시원한 바닷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2층에는 ‘GAM컬렉션:미래의 기억’이 전시되어 있다. 경남에 거주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한국 서양화는 1910년 일제강점 이후 일본인 도화교사와 일본 유학생들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경남지역도 유학 후 귀국한 박생광, 김용주, 임호 등의 주축이 되어 서양화를 양성하였다. 이에 경남의 화가들의 작품에선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의 기억을 되짚을 수 있다. 3층에서는 ‘추상과 관객’이 전시되어있다. 말 그대로 관객이 작품을 추상하면서 작품을 해석하는 것이다. 사람들 저마다 생각하는 관점이 달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한 3개의 작품은 경남 도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중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문화를 즐길 필요가 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지친 몸과 정신으로 인해 여유와 다른 것을 생각할 틈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문화를 즐기면서 피로를 해소해야 한다. 시험기간이 다가오기 전, 이번 기회에 경남도립미술관에 전시되어있는 작품을 보며 추상하는 관객이 되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