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이다. 자신만의 특색, 개성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사람들은 일컫는다. 특히 예술적 감각에 있어서 자신만의 고유함이 있다는 말은 큰 칭찬으로 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자기만의 고유한 개성이나 취미가 언제나 그 자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남들에게 심한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다수의 의견에 따라 범죄로 분류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캣맘’을 들 수 있다. 동물, 그 중에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상대로 먹이를 주거나 보금자리를 챙겨주는 행위는 많은 이들에게 질타받는다. 먹이와 같은 것들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파괴, 주거침입, 인 근 거주자들과의 마찰 등으로 인해 큰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한 부정적 요소들이 전혀 없는 취미들도 오해나 배척을 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사람이 좋아하는 발라드 음악, 한류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그 사람을 배척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반면, 비교적 인기가 없는 문화를 좋아하는 경우 그 사람을 기피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게다가 특정 대상에 강하게 집착하는 ‘오타쿠’와 같은 명칭으로 낙인찍어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만드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서브컬쳐(Subculture)’에 관련된 행사에서 ‘폭탄테러를 하겠다.’ 같은 협박문이 인터넷에 게시된 사건이 다수 존재한다. 일례로 작년 서울에서 열린 한 서브컬쳐 행사장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범인을 검거한 일이 발생한 적 있다.
이러한 취미활동, 취향, 개성에 대한 혐오의 원인은 이질감이라는 단순한 감정에서 나타난다. 인종 간의 혐오, 호남과 영남을 중점으로 둔 지역감정 등 적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차별과 혐오가 존재해 왔고 진행 중이다. 이에 ‘혐오의 시대’라는 말까지 생겼다. 말 그대로 사회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부정, 차별, 배제하는 시대를 의미하는 이 말은 인터넷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중이다.
80억에 가까운 인구가 살아가면서 부정적 감정들로 인한 혐오, 차별과 같은 갈등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갈등과 그 전반적인 요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는 없다. 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교육, 존중, 예절, 대화 같은 것들을 통해 앞으로의 일을 바꿔나갈 수 있다. 지금 나 자신부터라도 알게 모르게 해봤을 편견과 혐오 표현이나 차별들부터 한 걸음씩 줄여 나가면 언젠간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신현식 (심리학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