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연예인을 비롯해 여러 유명인이 나오는 투자 권유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광고의 특징은 주로 주식 투자와 관련된 특정 책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연락처를 남기라거나, 함께 투자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룹에 가입하라고 권유한다. 당연하게도 이것들은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 불법 유사투자자문 행위이며 광고에 나오는 유명인들은 합성 등으로 사칭 피해를 본 상황이다. 이러한 리딩방의 실체와 목적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리딩방이란 메신저를 통하여 주식 종목을 추천하거나, 투자에 도움을 주는 행위들을 말한다. 고수익 전망 종목을 추천하거나 특정 종목 매매 시점을 알려줘 투자를 이끌어간다는 의미에서 ‘리딩방’으로 불린다.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과 달리 SNS나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으로 회원을 모집해 금융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가 전부 불법인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어떠한 사람이 ‘불특정 다수’에게 매수를 권유하는 행위를 처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딩방에 참가한 불특정 다수에게 추천 종목이나 주식투자 자문을 미끼로 자본금 입금을 유도하고 수수료를 받는 행위는 불법 유사투자자문 행위에 해당된다.
- 불법 리딩방이 돈을 버는 방법
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으로 분류되어 자격 요건 등 별도의 심사 없이 금융감독원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합법 리딩방(유사투자자문사)의 운영자는 고객에게 유료로 금융투자정보를 제공하여 수익을 얻는다. 그런데 오픈채팅방 등지에서 투자 자문 관련 리딩방을 검색하면 입장이 무료인 곳이 많다. 리딩방은 유료이든 무료이든 그 자체로 불법인 것은 아니지만 무료 리딩방의 경우, 운영자가 일반 회원들을 속여 이익을 보려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불법 리딩방의 대표적인 사기 수법으로는, 운영자가 종목을 추천하기 전에 미리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매수를 권유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수법에 회원들이 허위 사실을 근거로 ‘특징주’ 또는 ‘추천 종목’이라며 매수하여 주가를 끌어 올리면, 운영자는 곧바로 매도해 수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주가를 올려 이득을 취하는 경우이기에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여지가 크다.
한편 리딩방 광고 중 본인이 엄청난 수익을 냈다며 계좌 잔고를 인증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허위 광고에 속한다. 특히 일반 투자자를 안심시키고자 단체 대화방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수익을 인증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운영자가 구입한 여러 부계정을 동시에 동원하는 수법이다. 한편 한 투자 자문업자 대표는 고객에게 비상장주식을 중개하면서 매수 자금만 받고 실제 주식은 매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채는 등 유사 투자자문업계에서는 다양한 수법의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 홍보 과정에서 유명인 사칭 사례 급증
불법 리딩방으로 발생한 문제는 사기 피해뿐만 아니라 유명인 사칭 문제까지 낳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개그맨 OOO입니다. 저는 수백억의 투자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책을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 제공하니 버튼을 클릭하세요.”. 최근 SNS에 나돈 유명인 사칭 광고 문구이다. 이들의 지명도를 악용, 사진을 합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식 투자 정보를 제공하겠다면서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는 광고가 최근 SNS에서 무작위로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정·재계 인사와 유명인들을 가리지 않고 사칭하고, 유명인의 사진이 투자 관련 책 사진 등과 교묘하게 합성돼 있으며, 링크가 게재돼 있어 클릭을 유도한다. 클릭 시 어떤 피해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많은 이들이 사칭 피해를 입었지만, 대다수의 SNS 운영사는 이를 방치하고 있어서 현재로선 이용자들이 스스로 주의할 수밖에 없다.
- 불법 리딩방으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만약 불법 리딩방에 참가했다가 손해를 입으면 피해자 스스로 한국소비자원에 상담을 통해 피해 구제를 신청하고 분쟁 조정에 들어가야 한다. 단, 손실 보전이나 수익 보장 약정은 보호받을 수 없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불법 계약이므로 민사상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쟁 조정에 실패하거나 업체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한다면 민사소송까지 거쳐야 한다.
따라서 주식 리딩방에서 계약을 맺기 전에 해당 업체가 금감원에 신고된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하자. ‘금융소비자정보 포털 파인’ 홈페이지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 리딩방의 피해 사례를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리딩방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고 싶다면, 거래는 신용카드 할부거래로 이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다. 현금이나 일시불 거래는 업체가 합의하지 않으면 이후 문제가 생겼을 때 소송을 통해야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에 할부 거래를 이용하면 카드사가 민원이 많은 업체에 대한 할부 결제를 차단하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유료 고급 정보를 통해서 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주요 증권사의 유료 서비스 및 제도권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그나마 안전하다. 물론 그것을 이용한다고 해도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의 몫이므로 수익을 단정 짓고 투자를 시도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난해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만 18~6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2명 중 1명꼴(48%)로 금융사기에 노출된 적 있다고 답했다. 금융사기 유형으로는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이 24.5%로 가장 많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경찰이 집계한 불법 리딩방 피해자 수는 9,360명, 피해 금액은 2,400억 원이 넘는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피해 금액은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청년층 비율이 높은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리딩방으로 인한 피해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기에, 우리 학우들도 눈 앞의 이익을 위해 불법 리딩방에 가입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