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엘니뇨, 엘니뇨 비 많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정일근의 발밤발밤] 엘니뇨, 엘니뇨 비 많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06.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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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고난스러운 무더위가 예상된다. 기상학자들은 그 이유로 지구촌의 ‘슈퍼 엘니뇨’ 발생을 들고 있다. 엘니뇨(El Nino)란 우리나라와 1만km 이상 떨어진 페루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말한다. 멀고 먼 태평양의 끝인 동태평양에 있는 페루 앞바다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 엘니뇨 현상이 찾아오고, 반대로 해수면이 차가워 지면 라니냐(La Nina) 현상이 찾아온다. 둘 다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날씨와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보자. 엘니뇨 현상의 정의를 ‘남미 페루 부근 해류 속에 몇 년에 한 번씩 이상 난류가 흘러들어 지구 곳곳의 날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엘니뇨에 대해 기상학자들은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바람, 일사량, 일조 시간, 구름·비·눈·이슬·서리·얼음 등의 증발량, 빛의 현상 등 많은 기상 요소들이 정상적이지 못할 것이다.’라고! 이는 인간이 만들어 내는 공해 때문에 지구 기상이 무섭고, 빠르게, 또한 유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말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6~7월에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을 60%대로 보고 있다. 우리 기상청도 엘니뇨로 인해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2000년 이후 2022년까지 23년 동안 5번의 엘니뇨의 힘든 여름을 겪었다. 2002, 2004, 2009, 2015, 2019년이 그랬다. 더구나 이번 엘니뇨에는 ‘슈퍼 엘니뇨’란 이름이 붙어 있다. 지독하고 불안한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경고다.

  날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시대다. 여름이 오기 전인 5월부터 엘니뇨 전조현상이 예사롭지 않았다. 강릉은 지난달 16일 낮 기온 35.5도를 기록했다. 이는 1911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역대 가장 더운 5월 기온이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폭우를 시작으로 27, 28일 이틀간에도 73.6㎜ 폭우가 쏟아졌다. 이를 이미 엘니뇨 영향권에 든 것으로 진단하는 견해도 있다.

  여름 특수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데 이미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에 엘니뇨의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주말과 29일 부처님 오신 날 대체공휴일이 처음 생기며 3일 연휴에 특수를 노렸지만, 유통업체마다 예년의 매출 신장률을 크게 밑돌거나 매출이 아예 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철 강수량 증가는 엘니뇨 현상 중 가장 큰 특징이다. 슈퍼 엘니뇨가 찾아왔던 1987년 8월엔 평균 강수량이 451.3㎜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았다.

  더운 여름이 가뜩이나 힘든 한국 경제를, 나라 살림살이를 힘들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여름다운 유순하고 싱그러운 여름을 기다리는 측면에서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이요, 엎친 데 덮친 꼴이 될 것이다. 슬기로운 여름나기를 위해 엘니뇨 탈출 작전이 필요한 때다. 이젠 우리에게 4계절이 아니라 5계절이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니라, 여름과 겨울 사이에 엘니뇨란 계절이 자리한, ‘봄, 여름, 엘니뇨, 가을, 겨울’로 존재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석좌교수, 청년작가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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