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한마대동제, 만족하셨나요
무알코올 한마대동제, 만족하셨나요
  • 조현석 기자
  • 승인 2023.05.2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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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음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축제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종식되고 개최된 개교 77주년 한마대동제가 성황리에 끝마쳤다. 이번 대동제는 지금까지의 축제와 달리 기존 3일에서 2일로 압축 진행, 교육혁신본부가 주관하는 ‘Disco-Festa’와 병행하여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변화 아래에 시행되었다. 그중 이번 축제에서 학우들이 맞이한 가장 큰 변화는 전격적인 ‘무알코올 축제’였으리라 짐작된다. 작년 10월에도 무알코올 축제를 천명하여 진행하긴 하였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76회 한마대동제 보다 무알코올 축제를 학우들에게 더 홍보하고, 인지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무알코올 축제, 그리고 이번 대동제에 대해 학우들이 만족하였는지 경남대학보사가 파헤쳐 보았다. / 경남대학보사

 

  지난해 첫날 부스에 운영되었던 H사의 T맥주 홍보 부스를 기억하는 학우들은 작년에도 무알코올 축제였다는 점에 의문을 표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경우는 기업과 축제 운영기구의 소통 혼란으로 벌어진 해프닝으로 부스 개시 2시간 만에 철거되었다. 2014년에도 우리 대학은 주점을 설치하지 않고 토크 콘서트 등을 여는 등 술 없는 축제 문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이처럼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무알코올 축제에 대한 움직임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으로 2013년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단국대 등 서울 경기권 대학들로부터 ‘술독에 빠진 대학가에서 벗어나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논의 및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대동제 주류 판매 금지가 논의된 건 2018년부터다. 2017년 I대학 단과대 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등 학생 자치 기구가 도매상으로부터 술을 구입하며 주세 법규를 지키지 않은 게 세무당국의 눈에 띈 게 원인이었다.

 

무알코올 축제에 대한 계기와 역사

  원칙적으로 주세법 및 주류판매법에 따르면 대학 축제 주점에서 주류판매면허를 받지 않은 인원이 술을 판매하는 건 불법이지만, 2017년 전까지 적극적인 단속과 제재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하지 않았었다. 주류 구매 시 사용 목적 및 구매 규모를 담은 내용을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대학교 학생 자치 기구는 당국이 주세 법규 준수를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매상에게 술을 구입할 때 관련 내용을 세무서에 신고 하지 않았다. 해당 사건이 화두로 떠오르고 난 다음 해인 2018년부터 교육청이 축제 기간 중 주세법 및 식품위생법 준수 공문을 돌리기 시작한 뒤로 무알코올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행 및 논의되기 시작했다.

  초기 무알코올 축제 시행엔 당연히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공문 전달 시기가 전국 대학 축제들이 활발히 열리는 기간인 5월 중이라 기존 축제 기획 및 예산을 변경하는 곳도 있었으며, 축제를 위해 대량으로 구매한 주류를 학우들에게 배포하는 사태도 나타났다. A대학 같은 경우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기존 주점 위주의 축제를 그대로 진행하였다가, 축제 둘째 날 모든 부스를 철거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주류 판매를 강행하기 위한 해결책도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주류 판매를 이미 허가받은 ‘대학생활협동조합’이 있는 곳의 경우엔 관련 내용 신고만으로 주점 운영이 가능했기에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재학생 수가 많은 대학은 외부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주류 판매와 음식 판매를 전적으로 기업에 위탁하여 운영하였다. 그 외 주류 판매만 금지하고, 외부에서 주류를 반입하게 하여 음식 및 술안주만 판매하는 주점을 운영하는 대학도 있었다.

  이같이 초기엔 많은 사람의 예상관 다르게 완전한 무알코올 축제를 시행하는 대학은 드물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와 고성방가, 신입생들의 주점 강제 노동, 예산 낭비 및 관련 비리 등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재점화되며 본격적인 무알코올 축제를 지향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동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더욱 활발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2019년도부터의 대학 축제가 대폭 축소 또는 취소되고, 대학 생활에 관한 문화도 ‘대규모 회식 및 음주’에서 ‘소규모 모임 및 취미 생활’로 변화해 주류에 대한 수요도 이전보다는 축소된 게 한몫했다. 기존 주류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 및 칵테일 시장이 코로나를 거치며 15배가량 대폭 성장한 것도 무알코올 대동제에 박차를 가해줬다.

 

알코올 없는 2023 한마대동제, 만족하십니까?

  지난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진행되었던 이번 대동제는 작년보다 술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경남대학보사는 무알코올 축제에 대한 학우들의 만족도를 알아보고자 축제기간 동안 부스를 통해 우리 대학 학우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는 ‘무알코올 축제, 만족하십니까?’및 ‘2023 대동제, 만족하십 니까?’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총 239명의 학우가 설문에 응답했다. 답변은 5가지 만족도 ▲매우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 불만족으로 구성되었고, 축제에 대한 심층적인 생각을 알아 보고자 추가적인 의견도 들어보았다.

  그 결과, 무알코올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보통이라는 답변을 선택한 학우가 26.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매우 만족 23.47%, 매우 불만족 20%, 만족 15.65%, 불만족 14.18%로 이번 무알코올 축제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게 갈렸다.

  무알코올 축제에 대해 보통이라는 의견을 낸 학우들은 “술을 좋아하지 않거나 잘 먹지 못해서”, “마시든 마시지 않든 상관없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술을 마실 수 없어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을 선택한 학우들은 무알코올 축제 덕분에 “주취 난동 또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술은 행사 이후 즐겨도 된다.”, “무알코올 음료가 제공되어 술을 대체할 수 있다.”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술을 마시지 않아도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라는 응답이 많았다.

  무알코올 축제에 대해 매우 불만 또는 불만을 나타낸 학우들에게는 “술이 없어서 아쉽다.”, “무알코올 음료는 술을 대체하기 어렵다.”, “적당한 술 섭취는 분위기를 즐기기에 도움 될 것 같다.” 등의 답변을 했다. 더불어 “술을 마실지에 대한 선택은 성인인 학우들이 하는 것”이라는 답변과 “술이 없는 축제는 축제가 아니다.”라는 의견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축제 구성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은 ‘대체로 만족’

  축제 기간 이어진 초여름의 더위와 쏟아진 비로 인해 학우들이 축제를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여지가 다분해 보였다. 그러나 학우들은 축제 구성에는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동제 구성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매우 만족 및 만족한다는 답변이 61.28%로 집계되었다. 작년에는 학우들이 축제에 만족했다는 의견이 57%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4.28%P 상승한 수치다. 이어 보통 26.61%, 불만족 12.09%로 집계됐다. 놀랍게도 2023 대동제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매우 만족 및 만족으로 응답한 학우들은 이번 축제에서 만족스러웠던 점으로 “먹거리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부스가 있어서 재밌다.”, “불꽃놀이 등 공연 연출이 만족스럽다.” “활기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특히 작년에 비해 원활해진 총학생회의 진행을 칭찬하는 학우가 많았다. 한편 불만족 또는 보통으로 응답한 학우들은 “기간이 짧다.”, “부스의 수가 많지 않아 아쉽다.”, “공연 시 간이 짧다고 느껴졌다.” 등의 답변을 했다. 다만 “부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별도의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등 대동제 진행 과정에서 원하는 개선점을 제시하는 학우도 존재했다.

 

  이처럼, 무알코올 축제임에도 2023 한마대동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거 같다. 험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준비한 사람들의 노력을 학우들이 즐겨준 덕이다. 동시에, 주점 일변도의 대학 축제에서 우리 대학만의 축제 방향의 틀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의 축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그럼에도 ‘대학 축제’라는 정체성과 우리 대학만의 특색을 가져가는 의미깊은 행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조현석·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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