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꽃샘추위보다 무서운 전력 수요가 줄어든 봄
[월영지] 꽃샘추위보다 무서운 전력 수요가 줄어든 봄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3.04.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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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봄철이 되었다. 작년 겨울에는 전력 부족 문제가 큰 고민거리였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바로 전력 과잉 생산으로 인한 블랙아웃 문제다. 현재의 전력 과잉 생산 상태가 지속될 경우 대규모 정전인 블랙아웃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불어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원인으로 꼽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력 공급이 부족하다고 이슈가 되는 여름철이나 겨울철과는 다른 양상으로 많은 양의 전력이 남아돌게 되며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는 상태다.

  봄철엔 여름과 겨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체 조업률이나 냉·난방 수요가 줄어들며 전력 수요가 적은 편이다. 반면 맑은 날씨로 일조량이 높아 태양광 발전량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듯 봄에는 태양광 발전은 급격하게 늘어남에 비해 수요는 적기 때문에 전력이 넘쳐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전기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도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현재 상황처럼 과잉 공급될 경우에도 송·배전망이 견디지 못해 블랙아웃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9월 15일에 예비 전력이 4,000MW 이하로 떨어지며 전국이 블랙아웃 된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적 이상 기후로 인한 무더위로 전기 수요가 급증하며 전력 부족 문제로 도시 전체에 전력이 끊어졌다. 이렇듯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 길가에 신호등이 멈추고, 가정에 있는 냉장고, TV 등을 비롯해 엘리베이터까지 실생활에 쓰이는 모든 전기가 셧다운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태양광 재생에너지 설비를 꼽았다. 특히 지난 3년 전부터 호남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가 급증했다. 태양광 발전 설비 밀집으로 송전 과부하 등 전력 계통 운영상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7.5GW 수준이던 태양광 설비 용량이 올해 2월 기준 26.4GW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는 현재 태양광 보급이 아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지표다.

  현재 정부에서는 여름과 겨울에만 마련하던 전력 수급 특별대책을 올해는 봄에 처음 시행을 결정했다. 먼저 태양 광·원전 출력 제한에 나서기 시작했다. 우선적으로 공공 기관이 보유한 태양광 설비를 차단했다. 이 조치가 부족할 경우 민간 설비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날씨가 맑고 전력 사용량이 적은 주말 혹은 연휴엔 원전의 제한적인 출력 조정까지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4월과 5월을 특별 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상황실을 운영하며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는 상태다.

  봄뿐만 아니라 가을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력 공급 과잉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현재 대책 마련이 늦은 만큼 올 가을에도 발생할 수 있는 전력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하는게 중요하다. 현명한 대처와 신속한 대비로 블랙아웃 공포로부터 안전해 지는 날이 빠르게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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