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로 찾아간 따뜻한 편지 한 통
DMZ로 찾아간 따뜻한 편지 한 통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8.06.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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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에 실린 아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통일을 위한 발걸음

  1950년 발발한 6·25 전쟁 이후 휴전선을 중심으로 각각 2km의 비무장지대(DMZ)가 생겼다. 비무장지대 DMZ(Demilitarized Zone)는 한국 전쟁을 멈추게 했던 휴전 협정 당시 2km씩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곳은 민간인의 출입이 허락되지 않으며, 중립국 감시단이 지속적으로 해당 구역이 비무장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지 감시 활동을 펼친다.

  한편, 이 구역은 40여 년 넘도록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만큼 환경 오염이나 파괴가 거의 없다. 각종 1급수 어류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동·식물도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 통일을 이룩하더라도 이 지역을 개발하지 않고 잘 보존해야 한다.

  비무장지대 안에는 214명(49가구)이 거주하고 있는 대성동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전교생 30명, 교사 11명의 대성동초등학교가 세워졌다.

비무장지대 내 대성동초등학교 전경 /사진: 대성동초등학교 제공
비무장지대 내 대성동초등학교 전경                                                         / 사진 제공: 대성동초등학교

 

  우리 대학 경제금융학과 정성기 교수(이하 정 교수)는 지난 25일 대성동초등학교 교장과 학생 대표에게 편지를 썼다. 정 교수는 “우리와 다른 일상생활을 겪어야 하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라며 비무장지대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어 했다. 그는 편지에 창원이 분단과 통일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을 소개해 주고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여러분의 학교는 학생이 30명, 선생님이 11분이네요. 여러모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교육 여건인 것 같아요. 20세기까지 기성세대가 이어온 낡은 세상 속에서 좋은 선생님들의 가르침으로 대성동초등학교 교육 목표인 건강인, 도덕인, 창조인, 세계인을 위해서 하루하루 노력한다면 그것으로 학교가 행복 공동체가 될 뿐만 아니라, 평화롭고 아름다운 통일 한국을 만드는 기수가 될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 정 교수가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 일부다. 그는 학교에서 받은 교육으로 학생들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통일 한국을 만들 수 있다고 응원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도 한 달이 가까워지네요. 김정은 위원장이 북측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아서 넘어올 때, 환영 인사를 올린 두 화동이 알고 보니 대성동초등학교 학생이더라고요. 그리고 그다음에 대북 확성기가 철거되고 학생들은 이제 야외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참 좋아한다는 보도를 보고 기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 국민으로서 대성동 주민들, 선생님과 학생들이 이런 고통을 겪고 살아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어요.’ 그는 교사에게 DMZ 안에서 살아가는 고통에 대한 미안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을 편지로나마 전했다.

  그의 편지를 받은 대성동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SNS 친구 신청을 하여 메시지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또한, 오는 7월 교장의 초대로 대성동초등학교에 방문해 학생들과 교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정 교수는 대학을 졸업할 때 「탈냉전 시대의 통일 이념의 목적: 선 성장 후 통일을 가설, 이것에 대한 문제점」을 졸업 논문으로 작성했다. 이후 『탈분단의 정치 경제학과 사회 구성: 사회구성체 논쟁의 부활과 전진을 위하여』라는 책을 낼 만큼 그는 통일과 분단에 관심이 많다.

  정 교수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같이 편지를 써 자고 했는데 부담을 느꼈는지 써 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대성동 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알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우리 대학 학우들이 분단과 통일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70년 역사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고 통일을 만드는 주역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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