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사이 찾아온 공포, 가위눌림
잠든 사이 찾아온 공포, 가위눌림
  • 문정호 기자
  • 승인 2023.04.12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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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자던 중 의식은 깨어 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목소리가 나지 않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흔히 이를 가위눌림 현상이라 부른다. 귀신같은 검은 물체를 본 것 같고, 누군가 말을 속삭이는 환각이나 환청을 느끼는 때도 있다. 가위눌림은 수면 시에 전신의 탈력과 의식의 각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태다. 뇌가 뚜렷하게 각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이 위에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흔히 자신의 방에 사람이 들어와 있는 것을 봤다거나 귓가에 속삭임이 들은 것 같은 환각이나 환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위눌림은 의학적으로 수면 마비에 해당된다. 수면은 렘(REM)수면과 논렘(Non-REM)수면으로 나 뉘는데 가위눌림은 렘수면 때 일어난다. 렘수면 상태에는 숨을 쉴 수 있는 호흡 근육과 눈을 깜빡이는 눈 근육을 제외한 모든 근육이 마비되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렘수면 상태에서 근육이 마비되는 이유는 신체의 방어 작동 시스템 때문이다. 렘 수면 상태에서 근육이 마비되지 않으면 꿈속 행동을 그대로 실천하기에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꿈을 꾸는 렘수면 상태에서 잠시 잠을 깨는 순간 가위눌림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눈앞에 나타난 검은 물체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를 경험하게 되는데 흔히 이 정체를 귀신이라 생각하지만 잘못된 사실이다. 이는 꿈을 꾸다가 갑자기 잠에서 깨어 몽롱한 상태에서 꿈에서 듣거나 봤던 내용이 환청이나 환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통 가위눌림의 원인은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피로가 쌓였을 때 주로 발생한다. 또 공포 영화를 봤을 때, 수면 부족, 평소와 다른 자극이나 충격을 받은 후, 불안, 우울감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위눌림은 대부분 발생 1분 내에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가위눌림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수개월 동안 지속하면 단순 가위눌림이 아닌 수면 질환의 증상 중 하나일 수 있다. 가위눌림을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고, 잠들기 전에 공포 영화 등 자극적인 이미지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숙면을 방해하는 술과 카페인 음료를 멀리하고, 아침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 건강한 수면 습관을 지켜야 한다.

  가위눌림이 지속해서 발생하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공포감과 불안한 마음 때문에 잠을 청하지 못하면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또한 가위눌림 때문에 불면증 등 수면의 질이 떨어 지면 집중력 저하, 피로 증가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가위 눌림을 자주 경험한다면 기면증, 수면무호흡증, 렘수면 장애 등 수면 질환 영향일 수 있다. 가위에 잘 눌리는 것은 그 자체로는 질병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쉽게 나타나며, 성인 절반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한다. 다만 가위눌림 외에 반복적인 두통, 갑작스럽게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탈력 발작), 주간 수면 과다증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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