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촬영하고 있다, ‘몰래카메라’의 위험
어디선가 나를 촬영하고 있다, ‘몰래카메라’의 위험
  • 성유진 기자
  • 승인 2018.06.05 13: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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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몰래카메라의 안전지대인가?

 

  '중고딩 핫한 몸매…' A의 SNS 게시물 제목이다. A는 2018년 3월 초부터 검거된 5월 23일까지 성적 욕망 충족 또는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부산 일원 거리, 대중교통 및 패스트푸드점 등을 돌아다니면서 스마트 폰을 이용해 불특정 여성(주로 여학생) 244명의 하체 등 500여 장의 사진을 몰래 촬영한 후, 자신의 SNS에 게시하였다. 244명의 여성들은 자신이 누군가의 범죄 표적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사회부

  한마관 여자 화장실 안, 한 여학생이 휴지통을 발로 쾅쾅 차고 있다. 이 요란스러운 소리는 휴지통에 부착된 몰래카메라를 예방하는 대처 방안이다. 뿐만 아니라 스티커, 매니큐어 등을 들고 다니며 의심되는 구멍에는 전부 붙인다. 송곳이나 드라이버를 들고 다니며 카메라가 있을 법한 곳을 찔러본다. 누군가는 이러한 상황이 유난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수백 명이 보는 몰래카메라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선 화장실에서 ‘무장’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대학 내 화장실, 몰래카메라의 무대가 되다

  아무개는 서울의 H 대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몰래 영상을 촬영하다 한 달 만에 검거가 되었다. 그뿐 아니라 창원, 광주, 수원 등 ‘대학교’로 장소를 한정하여도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5월 29일, 진주의 K 대학교는 외부 일반 남성이 남자 화장실을 촬영하다 적발되었다. 우리 대학은 4월 6일 몰래카메라 탐지 검사를 시행하였지만, 발견된 카메라는 없었다. 하지만 한마관에만 검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다른 단과대학의 몰래카메라 설치 유무는 알 수 없다. 우리 대학 또한 몰래카메라에서 안전하다고 확언하지 못한다.

  장소를 확대하면 더욱 사례는 많아진다. 호프집, 카페, 자취방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곳에서 몰래카메라는 버젓이 활개치고 있다. 심지어 지하철에서 구두 신발 코에 초소형 카메라를 달아 승객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례는 어떤 장소이든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2012년 2,400건이었던 몰래카메라 신고 건수는 2017년에는 6,470건까지 치달았다. 신고 건수만 봐도 상당히 높은 숫자다. 우리가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의 장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 나를 촬영 중일지도 모른다.

*초소형 카메라를 일반인이 구입하는 이유는?

  몰래카메라 수법은 점점 악랄해지고 있다. 예전의 몰래카메라는 말 그대로 기존의 스마트폰을 숨겨 촬영하였지만, 지금의 몰래카메라는 초소형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다. 나사, 볼펜, 라이터, 물병, 넥타이, 단추 등 일상생활에서 쓰여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물품들이 카메라로 변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화재경보기 몰래카메라’는 탈의실이나 화장실에 부착되어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러한 몰래카메라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장시간 촬영, 방수, 충전 중 촬영 가능 등 기능 또한 우수하다. 맘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다. 몇 개의 상품은 ‘품절’이 되기까지 했다. 상품의 댓글 중 하나는 "그녀가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정부, 넋 놓고 바라볼 것인가?

  ‘위장•몰래카메라 판매 금지와 몰카 범죄 처벌을 강화해 주세요.’ 제목의 청와대 청원이 참여 인원 20만 명을 달성하였다. 비서관, 경찰청장, 여성가족부 장관은 불법 촬영 영상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성인물 사이트 불법 영상 실시간 감시, 불법 영상물 신속 삭제, 차단, 유통 통제, 가해자 수사 및 처벌 강화 등 몰래카메라를 단절하기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초소형 카메라를 수입하거나 판매할 때 등록제를 도입하거나 혹은 유통이 추적되어야 한다는 청원 내용에, 카메라가 자동차, 의료, 드론 등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고 해외 직구의 경우는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불법 촬영만 분리해서 규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이 정부 측의 답변이었다. 위 답변을 들은 국민들은 ‘이런 답변을 듣고자 청원한 것은 아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몰래카메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용 화장실을 가지 않고, 상황이 급박하여 어쩔 수 없이 가야 될 경우에는 화장실의 구멍을 하나씩 다 찔러보고 천장에 달린 화재경보기를 의심해 본다. 촬영 당할 것을 대비하여 고개를 푹 숙인다. 무언가 이상하다. 우리는 왜 화장실에 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몰래카메라 예방법보다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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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건 2018-10-17 15:55:58
요즘은 보이는건 다 발로 차고 댕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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