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소리 없이 실명을 부르는 병
[월영지] 소리 없이 실명을 부르는 병
  • 정유정 기자
  • 승인 2022.12.07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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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나와 주변인의 경우를 생각해봤을 때, 스마트폰일 거라 예상한다. 우리는 잠에서 깨자마자 머리맡의 스마트폰을 들고는 전날 밤에 쌓인 알람을 확인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SNS 확인으로 이어지고 유튜브 시청, 게임 등으로 이불 밖을 한동안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 활동 시간에도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등 눈을 전자파의 공격 속에 내버려 둔다. 이러한 행동들이 눈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속 세상은 흥미가 가득한 탓에 멀리하지 못한다.

  장시간 엎드린 자세로 휴대폰을 하면 안압이 높아져 시력을 잃게 된다는 말은 셀 수도 없이 자주 들어왔다. 그러나 당장 시력을 잃는 게 아니기도 하고, 안경을 새로 맞추면 된다는 생각에 한 귀로 흘리곤 한다. 특히 청년 세대 는 시력이 떨어지면 시력 교정술을 하면 된다며 눈 보호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안일한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듯 청년 세대의 눈 건강 악화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20~30대 사 이에서 녹내장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6년까지 20, 30대의 녹내장 발병률이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녹내장’이라고 하면 주로 50~60 대에서 발병하는 병으로, 눈이 노화되기 시작하면 생긴다고 생각한다. 아직 녹내장의 근본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높은 안압은 녹내장을 유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는 좁고 어두운 시야를 만든다. 계속해서 증상이 악화한다면 실명에도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그런 이유에서 전자기기에 눈을 지속해서 노출하는 20~30대가 아직 젊다는 이유만으로 위험 선상에서 벗어날 이유는 없다.

  녹내장은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을 비롯하여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실명 질환이다.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는다. 그리고 녹내장을 발견한다고 하여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정도다. 그렇기에 조기 진단이 중요시되지만 대부분 증상이 악화하고 난 이후에 찾아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청년 세대의 경우 시력 교정술을 위해 진행한 정밀 검사에서 녹내장을 발견하는 비율이 높다. 시력 교정술을 원하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정밀 검진은 필요하지만 이를 놓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신체 기관 중 눈은 삶에 꼭 필요한 존재다. 중요도에 비해 실제로 눈을 소중히 대하는 이는 몇 없으리라 예상한다. 그리고 녹내장과 같은 맥락으로, 청년 세대의 난청 환자 증가도 계속되고 있다. 이동하거나 무언가를 할 때 이어폰을 착용한 뒤 큰 볼륨으로 노래를 들으니 청력 또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고, 이어폰을 착용하는 게 아니라 눈과 귀에게 휴식을 주는 건 어 떨까? 우리가 지친 하루를 보낸 뒤 휴식을 원하듯이 눈과 귀도 휴식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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