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캐릭터빵 품절 대란 현상에 대하여
[기자의 눈] 캐릭터빵 품절 대란 현상에 대하여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2.11.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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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부터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도 엄청난 흥행 열풍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 바로 각종 캐릭터빵이다. SNS를 통해 캐릭터빵에 들어있는 스티커가 인기를 얻게 되며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하나씩은 있는 핫한 아이템이 되었다. 이를 증명하듯 S사의 한 캐릭터빵은 출시된 지 불과 40일만 에 1,000만 개가 판매되며 엄청난 위력을 보여줬다. 또한 캐릭터빵을 사기 위해 매일 아침 편의점 앞에서 긴 줄을 기다리는 모습도 생겨났다. 갑작스러운 인기 덕에 일부 지역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일정 기간 판매 중단이 되기도 했다. 캐릭터빵이 이렇게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신드롬의 이유는 ‘레트로(복고) 심리’에 있다. 즉,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통해 과거의 향수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빵 속의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꿈 많던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이제는 소비의 주체로 성장하였다. 세상이 밝게만 보였던 어린 시절과 다르게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하여 좌절하거나, 하루 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그래서 이런 이들에게 1,500원의 캐릭터빵은 구매함으로써 고민과 걱정 없던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시켜준다. 그덕에 잠시나마 안정감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심리적 요소와 더불어 일종의 ̒밴드웨건 효과 (Band Wagon Effect)̓도 작용했다. 관심이 몰리면 유행에 동조해 동질감의 확인과 충족을 통해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빵 신드롬은 새로운 사회 문제도 끌고 왔다. 다양한 형태의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대량으로 빵을 구매한 뒤 스티커만 가지고, 남은 빵은 전부 버리는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캐릭터빵 자체를 구하기 어렵다 보니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이를 악용하여 되파는 사례도 생겨났다. 그리고 희소한 스티커의 경우 중고 시장에서는 빵 값의 약 30배의 가격에 팔린다.

  현행법상으로 포장을 뜯은 식품을 중고 거래하는 건 불법 행위다. 그리고 제조 및 가공되어 최소 판매 단위로 포장된 식품을 허가 없이 판매 목적으로 포장을 뜯어 분할해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 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 행위가 아직도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 현재 캐릭터빵의 인기가 지속되며 유통업계에서는 계속해서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외국 캐릭터의 경우 일정 수준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기에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도 생겨났다. 빵에 이어 ‘키링(열쇠고리)’ 제품까지 확대되며 한동안 캐릭터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굿즈’를 통해 옛 향수를 느끼며 잠시나마 어릴 적으로 돌아가게 만들며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그러나 이에 따라오는 사회 문제도 미리 예방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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