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
[사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11.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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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이태원 압사사고’(‘이태원참사’ 또는 ‘10·29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22시 15분경,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사고다. 당시 이태원에는 할로윈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으며, 해밀톤 호텔 앞 좁은 골목길로 인파가 밀리면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형사고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502명 사망),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304명 사망)에 이어 세 번째다.

  할로윈데이 행사는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몇 년 전부터 대중화된 한국의 비공식 기념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이태원은 이 날도 젊은이들이 할로윈데이를 맞이하여 축제 장소가 된 곳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사고지역으로 몰리면서 발생하였다.

  압사사고 이전, 경찰은 인력 부족과 밀집된 인파로 인해 군중 통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건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압사'를 언급한 총 79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압사 사고는 10월 29일 22시 15분 경 해밀톤호텔 앞을 낀 내리막길의 골목에서 발생하였고, 소방당국은 11시 19분부터 축제 중단을 요청했다.

  당일 경찰은 인파가 10만 명가량 모일 것을 예상하고 경찰 137명을 현장 배치했다고 한다. 인파가 집중적으로 몰려서 이 또한 소용이 없었고, 뒤늦게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긴급출동 요청을 받아 시민들과 함께 인명 구조를 위한 심폐 소생술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상황이라 인명 구조에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11월 13일 기준으로 사망자는 158명인데 남성이 56명, 여성이 102명이다. 부상자는 196명으로 밝혀졌다.

  현재 특별수사본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의 부실대응과 용산소방서의 업무상 과실 및 사고 책임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여론의 질타를 맞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서로가 네 탓으로 돌리고, 심지어 사망자 명단을 유족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사태도 벌어져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한편, 야 3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범국민 서명운동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대자연은 우리에게 몸을 주어 살게 하고, 삶을 주어 수고롭게 하고, 늙음을 주어 우리에게 편안하게 하고, 죽음으로 쉬게 한다는 말이 있다. 죽는 것은 어쩌면 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까운 죽음은 우리를 너무나 슬프게 한다. 이태원사고의 희생자들과는 이승에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이별이다. 사후 세계가 있든 없든 우리도 머지않아 희생자들의 길을 따라 갈 것이다. 우리가 죽기 전에 이승에서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이자,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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