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의 독단적인 판단, 이유가 알고 싶어요.”
“총학생회의 독단적인 판단, 이유가 알고 싶어요.”
  • 박수희 기자
  • 승인 2018.05.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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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은 아직 명쾌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우리 대학 제50대 가자 총학생회와 창원대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된 ‘드루킹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학우들은 개인적인 의견에 대학 이름을 걸고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박큰솔 총학생회장에게 많은 불만을 표출했다. 학우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총학생회는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지난 10일 한마관 3층 대강당에서 우리 대학 학우를 대상으로 ‘한마인의 소리’를 개최했다. 이날 ‘한마인의 소리’에선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 대학부

지난 10일 오후 6시 30분, 한마관 3층 대강당에서 '한마인의 소리'를 개최했다.
지난 10일 오후 6시 30분, 한마관 3층 대강당에서 '한마인의 소리'를 개최했다.

* 대학과 학우들의 명예를 되찾아 주세요

  ‘한마인의 소리’는 학우들이 대학 생활과 관련된 불편, 불만 사항과 드루킹 기자회견에 대한 의문 등에 대해 질문하고 총학생회가 답변하는 자리였다. 이번 자리에 참여한 학우들은 분노와 불만이 가득했다. 제일 큰 화제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총학측의 기자회견과 관련된 것이었다. 일방적으로 진행됐던 기자회견에 대한 질문이 빗발쳤다.

  한 학우가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연 목적을 묻자, 박큰솔 총학생회장(이하 박 회장)은 “이번 ‘드루킹 사건’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고 단순히 진상 규명을 확실히 해달라는 의미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우들은 지난 국정 농단 사건 때,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침묵을 지키던 우리 대학 총학생회의 행동과 상반되자 특정 정당 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 회장은 “기자회견에 절대 특정 정당의 관여나 외압은 없었다. 따로 정당을 지지하거나 활동하고 있지 않다. 졸업 후에도 정치적으로 활동할 생각은 없다.”며 정치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상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번 사건을 묻고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며 “사과문에 댓글이 많았고 원색적인 비난도 있어서 학우 분들과 직접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마인의 소리’를 열게 됐다.”고 해명했다. 분노한 학우들은 “이 사건 이후 우리 대학과 학우들의 명예는 훼손되고 추락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누명까지 얻었는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책임을 물었다. 박 회장은 3가지 방안을 꼽았다. 그는 “대내적으로 취업 프로그램이나 문화, 복지, 시설 등을 개선·진행해 빨리 학우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외적으로는 봉사 활동을 통해 우리 대학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정 보도를 요청해 기자회견이 우리 대학 전체 의견이 아닌 단독 회견임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한 학우는 이미지 회복 방안이 너무 터무니없으니 적극적인 향후 계획을 약속해 달라고 질문했다. 박 회장은 “총학생회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모두를 학우들에게 공개하겠다.”며 “약속 불이행 시 책임은 사퇴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범대 총회에서 155명 중 115명이 사퇴를 요구했다는 말에 박 회장은 “당장 사퇴는 무책임한 행동이다”며 “학우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서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 노력한 후, 학우 분들이 사퇴를 원한다면 정식적인 절차를 밟고 그 결과를 따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참가 학우는 정식 절차란 회칙에 충족하면 사퇴한다는 의미인지를 질문했다. 박 회장은 “회칙에 관한 질문은 잘 모르겠다.”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며 “추후 회칙을 학우들에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마관 3층 대강당 좌석 중 절반 이상이 비워져 있다.
한마관 3층 대강당 좌석 중 절반 이상이 비워져 있다.

* 창원대 총학생회와 어떻게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나요?

  박 회장은 “창원대 박서우 총학생회장(이하 창원대 회장)이 먼저 찾아와 드루킹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후 창원대 회장과의 논의 끝에 성명서를 공동 작성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자고 결론 내렸다. 그 후, 박 회장은 가자 총학생회 집부들에게 성명서 작성 전에 드루킹 사건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해당 기자회견은 박 회장과 창원대 회장이 함께 성명서를 작성하고 최종 편집은 창원대 회장이 맡았다. 박 회장은 기자회견 전날 최종 성명서를 확인하고, 현수막은 당일 확인했다. 현수막을 당일에 본 건 무책임한 게 아닌가하는 학우들의 질문에 박 회장은 “현수막을 하겠다는 말은 없었고 저는 당일에 현수막을 확인했다.”며 “현수막이 창원대 총학생회 자체 독단적인 행동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창원대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창원대 회장과 임기 후 3, 4월에 처음 만났고 사석에서는 단 한 번 만났다.”며 “창원대 회장이 정당에 외압을 받았는지, 창원대 총학생회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 지워져 버린 학우들의 용기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온라인 참여를 위해 신경 썼지만 100% 공개하진 않았다. 총학생회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은 예정됐던 18시 반이 아닌 19시 3분에 송출됐고, 53분 30초 후인 19시 56분 30초에 종료됐다. 하지만 실제로 ‘한마인의 소리’가 끝난 시간은 20시 32분이었다. 또한, 총학생회는 회의록을 작성해 ‘제50대 가자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이 또한 미흡함이 보였다. 게시된 회의록에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질의만 있었다. 일부 대학 관련 질의는 생략됐다. 이날에는 법정대 학내 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제34대 서프라이즈 총대의원회와 경남도민일보 기자의 질문도 있었다.

  먼저 한 학우가 손을 들어 용기 있는 모습을 보였다. “‘드루킹 사건’ 또한 중요하지만, 학내 폭력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법정대 학생회장이 18학번 학우를 폭행한 것을 알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제보를 받고 진상 조사를 나섰는데 법정대 회장과 신입생 사이에 해결이 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로 마무리된 게 이해 가지 않는다는 학우의 질문에는 “단과대 회장들과 회의 후 학우 분들에게 전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질문한 학우는 각 단대 회장의 의견도 물었다. 자리에 있던 법정대 학생회장은 “군기 확립을 위해 때린 것도 아니고 인간적으로 열이 받아서 뒤통수를 때렸다.”며 “법정대 총회를 열어 사과드렸고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처벌받고 싶었지만,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정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다른 학우는 “피해자가 없는 자리에서 언급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합의를 끝냈고 2차 문제도 방지해야 하니 여기서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사범대 총회 때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특정 학과의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고 무슨 일인지도 잘 모르는데 전체 의견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란 질문에 사범대 학생회장은 “각 과 회장에게 말해서 미리 홍보를 했고 최대한 많은 인원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정원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고 있고 충분히 질문할 기회도 드렸다.”며 성실히 답했다. 이와 비슷한 질문으로 사범대 학우들과 사범대 학생회장은 열띤 토론의 장을 벌였다. 이렇듯 ‘한마인의 소리’에서 총학생회에 하는 질문이 아닌 사범대, 법정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하지만 회의록에 적혀 있는 건 사범대 내용밖에 없었다.

  경남도민일보 기자도 질문했지만 학우 대상 행사에서 지역사회 언론 소속 기자가 질문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표결이 있었다. 대다수가 기자의 질문을 듣고 싶다고 응답해 경남도민일보 기자도 질문할 수 있었다. 표결 이후 기자는 박 회장에게 정정 보도, 첫 인터뷰 당시 박 회장 입장, 성명서 작성 시 박 회장 입장 등을 물었다. 구체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회의록에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학우는 “질문의 의도와 맞지 않는 답변도 있었고, 원하는 말이 아닌 두리뭉실한 답변에 여전히 불만이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던 학우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방송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아 내용을 아는 데 불편함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한마인의 소리’를 또 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불만족함이 많다면 다시 개최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아직 ‘한마인의 소리’는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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