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어린과 어른의 경계선을 헤매고 있진 않은가요
[월영지] 어린과 어른의 경계선을 헤매고 있진 않은가요
  • 정유정 기자
  • 승인 2022.05.1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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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된 우리는 연말이 다가오면 새로운 한 해가 찾아온다는 설렘도 있지만, 또다시 나이를 먹음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유년 시절의 어린 아이는 남들이 한 살씩 먹을 때, 본인은 배로 늘어나길 바라며 여러 그릇의 떡국을 해치우곤 했다. 그리고 20살이 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용기와 능력, 지혜를 겸비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 꿈을 꿨다.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잠에 들던 소년은 자라 어느새 나이는 더 이상 먹지 않았으면 하고 소망하는 어른이 되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던 어른이 된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누구에게도 떳떳하고 당당하며, 지혜로운 어른이 되어 있는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린의 동사인 ‘어리다’를 ‘나이가 적다, 경험이 모자라 수준이 낮은 사람’으로 지칭한다. 그리고 어른을 ‘다 자란 사람. 또는 다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우리는 ‘다자라다’라는 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서는 신체의 성장이 끝났거나 자아가 확립하는 등 신체/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을 시기를 다 자랐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육체는 성장이 끝났지만, 올곧은 자아가 성립되지 않은 사람에게 어른이라고 지칭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노출되며 여러 사람을 만난다. 그러다보면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스러운 아이나, 생년월일 상으로는 어른이지만 하는 행동이 어린 사람을 마주치게 된다. 이렇게 일정 나이가 되었을 때 기대되는 행동과 다르게 몸짓하는 이를 만나면, “너는 참 어른스럽다.”, “그 나이 먹고도 아직 철이 덜 들었구나.”하며 말을 건네거나, 혹은 그렇게 듣는다. 그럴 때면 표준국어대사전에 명시된 어린과 어른이 들어맞지 않다며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른과 어린을 명확하게 구분할 정의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은 신이 아니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여러 방면으로 완벽한 성인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이를 어른이라고 지칭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창 성장을 겪고 있는 아이에게 멋지고, 대단한 어른이 되라며 조언과 기대의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는 돈을 많이 벌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놀랍게도 우리는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해주지만, 정작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과연 ‘공부를 잘하고, 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훌륭한 사람’이라는 등식이 항상 옳은 답이라고 언제까지 말할 수 있을까. 물론, 훌륭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단어 앞에 붙는 형용사보다, 진정한 어른이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자신도 바람직하게 생각했던 어른으로 성장하였는지 돌아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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