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2929] 서두르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는 법
[톡톡2929] 서두르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는 법
  • 정유정 기자
  • 승인 2022.05.1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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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당신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나는 이 질문이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터무니없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터무니없다고 느낄지라도, 다시 떠올렸을 때 나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다.”라는 말을 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청년 세대를 포함해 몇몇 사람들은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가끔 ‘현실 자각 타임’의 줄임말인, 일명 ‘현타’가 오는 경우가 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왜 이걸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이에 속한다. 일종의 번아웃과 비슷하기도 한 이런 현상은 신기하게도, 매 순간을 바쁘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자주 보인다. 주위를 돌아볼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기에 준비된 체력이 모두 고갈되는 거다. 심하면 본인이 가지던 목표는 물론이고,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물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망각의 동물인 인간의 특성상, 계속해서 생각하지 않거나 물 흐르듯이 지낸다면 자신에게 중요한 건 무엇인지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꾸준히 본인의 발걸음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만약 내가 나를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결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와 같은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나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핵심들을 알지 못하게 될 거다.

  인디언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그들은 말을 타고 한참을 달리던 와중,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행동의 이유는 자신의 영혼이 빠른 말을 타고 있는 육체를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빠르게 달리는 걸 잠시 멈추고 기다리는 거다. 우리도 현실에 쫓겨 한참을 달리던 말을 세우고, 뒤꽁무니를 따라 재빠르게 뛰어오고 있는 나를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

  나의 인생은 내가 만들어간다. 그렇기에 내가 나를 보살피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가기만 한다면 무기력해지기 쉽다. 육체의 건강도 필요하지만, 온전한 정신은 더욱 중요하다. 이는 특히 무한 경쟁 사회에 지친 청년 세대에게 중요시된다. 타인이 본인보다 더 앞서있다는 생각에 쉴 틈 없이 달려 나간다. 물론 이는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남이 가는 길을 똑같이 따라가는 건 잠깐의 반짝임에 불과하다. 열심히 가동되던 기계들도 연료가 없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작동을 멈추는 것처럼, 뭐든지 쉬지 않고 지내다 보면 고장이 나기 마련이다. 바쁜 삶 속에서, 자신을 잃어간다는 기분이 들때면 천천히 숨을 깊게 내쉬고 따스한 햇볕을 느끼며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본인을 잃어가면서까지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속도에 맞게 앞으로 차근차근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가현(유아교육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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