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뿐만 아니라 책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는 ‘부’가 주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많은 이가 금전적인 성공을 바랐다. 반면, 2010년대 후반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명상이나 운동, 공부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미라클 모닝(miracle morning)’을 다룬 서적이 인기가 좋았다. 이는 2016년 출간된 저자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20·30 세대 사이 가장 주목받는 자기 계발 방법으로 떠올랐다.
더불어 팬데믹 상황 속 미라클 모닝이 다시 한번 주목받음과 동시에 ‘미라클 모닝 챌린지’ 열풍 역시 불었다. 이는 SNS를 통해 이른 아침을 인증하며 이루어지는데, 서로에게 자극을 받고 동기를 부여하는 게 목적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경우 현재까지 약 90만 개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는 용어에서 시사하듯, 남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데에 의의가 있다.
챌린지를 진행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가지각색으로 이루어지지만, 그중 기적의 6분과 60분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해당 루틴은 할 엘로드가 소개한 방식으로 소모되는 시간만 다를 뿐 6가지를 기본으로 따른다. 그중 삶의 목적을 찾는 침묵의 시간으로써 ‘명상’, 나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확신과 ‘다짐’의 말 되새기기, 성취감 있는 비전보드 ‘상상’하기가 먼저 소개된다. 앞선 정신적인 모닝 루틴과 더불어 산책이나 요가 등 아침을 깨우는 ‘운동’, ‘독서’, ‘일기’와 같이 활동적인 루틴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순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보다 아침 습관을 형성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루틴 진행에 강조점을 두었다.
그러나 진정한 미라클 모닝을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적절한 수면이다. 우스갯소리로 미라클 모닝을 위해 미라클 이브닝 역시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챌린지의 핵심이지만, 늦은 취침 후 무작정 이른 기상은 오히려 독이다. 대한수면학회장 정유삼 교수는 “취지는 좋지만, 오히려 수면 부족 현상이 일어나 원하는 자기 계발 활동을 못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특히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이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니 기존 방식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성향에 맞추어 유동적으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저녁형 인간처럼 늦은 오후에 일 효율성이 높게 나타난다면, 미라클 모닝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를 무리하게 따라 하는 것보다 루틴을 저녁에 이행하는 방법이 오히려 적합하다.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강박 속에 가두어 불면증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하루 미라클 모닝이 실패를 맞았더라도 자책하지 않는 태도 역시 루틴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라는 속담처럼 남들보다 아침을 일찍 맞이해 알찬 시간을 보내는 건 하루를 보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무작정 시작된 미라클 모닝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의 체질과 특성을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올바른 건강 습관을 만들어가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