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 속 자리 잡은 직장 내 괴롭힘
우리 일상 속 자리 잡은 직장 내 괴롭힘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2.03.30 15: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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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연출 사진

  지난 2018년 고(故) 박 모 간호사가 병원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고작 1년이 지난 2019년에도 고(故) 서 모 간호사 역시 같은 이유로 고통을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 두 사건은 우리나라를 충격에 빠뜨림과 동시에 간호계의 ‘태움’ 문화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오르게 한 계기가 됐다. ‘태움’이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라는 뜻에서 비롯된 말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의 ‘신임 교육’을 방패 삼으며 행해지는 폭력이다. 그러나 연이은 죽음에도 멈출 조짐이 보이지 않는 태움 문화에 피해자들은 여전히 외로운 싸움 중이다.

  이는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 내 폭언 및 갑질 논란이 일어나거나 폭행을 당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은 꾸준히 사회면에 보도되고 있다. 또, 아르바이트 내에서도 직원 내 왕따 문제가 줄을 잇는다. 실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 내외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2019년 ‘직장 내 괴롭힘’이란 개념을 법률로 규정했다. 괴롭힘에 대한 제재를 단순히 다른 개별법으로 대응해왔던 이전과 달리, 이를 법으로 정의함으로써 효율 있는 예방과 함께 감독 및 대응 조치를 하기 위함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에 따라 이는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규정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실정은 큰 변함이 없다. 지난 2021년 ‘시민 단체 직장갑질119’(이하 직장갑질119)는 2020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꾸준히 괴롭힘에 대한 경험 여부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6월에 45.4%의 직장인이 경험했다고 응답하였고 약 1년 후인 2021년 9월, 응답은 28.9%로 16.5% 감소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각하다’에 관한 항목에서는 각각 33%와 32.5%가 답하며 큰 차이가 없다고 나타났다. 또, 법 개정 후 지난 2021년 11월까지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건수는 17,342건에 달한다. 그러나 그중 개선 지도가 이루어진 건수는 전체 중 23.9%에 불과하다. 더불어 검찰 송치로 넘어간 건수는 1.2%로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직장 내 괴롭힘을 근로기준법에 명시하고,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해 1,000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법 적용 사각지대로 만들었다.” 직장갑질119는 사실상 반쪽짜리 법 개정에 불과하다며, 노동자라면 누구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피해자를 위한 보호와 조치를 확대하고자 실제 지난 15일 국무회의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질병 및 사망이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법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나날을 지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근무환경의 안전이 보장 가능한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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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wl 2022-03-31 19:29:40
사진 효과 좋네요! 무관심은 흑백으로 당하는 사람들은 칼라로. 그러나 연출 사진을 알고 봐서 그런가 직장 내 괴롭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네요. 글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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