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곳, 창원의 집
창원의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곳, 창원의 집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2.03.0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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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의 지혜와 얼이 담긴 전통문화유산
창원의 집 솟을대문(위), 야외 연못(아래)
창원의 집 솟을대문(위), 야외 연못(아래)

 

  2020년 12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난달 13일에 창원시는 ‘창원특례시’로 공식 출범했다. 새로운 출발을 맞이한 창원시와 함께, 창원시의 역사도 재조명 되었다. 특례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지역 문화를 잘 보존해 명소로 활용한 점을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주변에서 찾기 힘든 한옥의 형태로 옛 창원의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 있다. 조상들의 전통문화 보존을 통해 문화적·교육적 가치로 가득 찬 ‘창원의 집’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창원의 집은 1800년대에 지어진 전통 가옥으로 총 부지면적 10,209㎡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솟을대문부터 사랑채, 안채, 팔각정 등 14동의 건물과 농경기구가 있어 다양한 전통기구/문화를 관람 할 수 있다. 민속교육관에선 다도, 가야금, 전통예절 등의 옛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체험 교육장도 마련되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많다. 또, 다목적전각에서는 전통혼례를 올리려는 시민을 위해 무료로 혼례 장소도 제공 중이다. 창원의 집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통해 우리 고유의 한옥을 이해하고, 조상들의 생활 풍습과 지혜를 새롭게 재조명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창원의 집 역사가 궁금하다면?

  창원의 집이라고 하면, 창원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공간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은 실제로 사람이 거주했던 장소다. 퇴은 안두철 선생을 시작으로 순흥 안씨 집안이 대대로 살았으며, 5대손 안택영에 이르기까지 200여 년 동안 실제로 생활했다. 이들이 이곳에 머물며 학문에 정진하는 것도 물론,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덕을 베풀어 지역사회의 본보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산이 위치하던 자리에 공장이 들어서고, 조용한 산골 마을에는 높은 아파트가 빽빽이 올라갔다. 창원도 1974년 창원공단 조성과 신도시 건설 등으로 전통의 고유 명소가 사라지고 있었다. 이에 창원시는 우리 고유의 한옥 보존을 위해 이곳을 매입했다. 그리고는 조상들의 전통문화를 되새길 수 있도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후손들에게 우리 전통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 복원과 신축으로 인해 전형적인 양반집의 구조를 파악하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대한 고유의 특성을 갖춘 형태로 복원하기 위해 고심했다. 여러 차례 고민의 끝에 창원시와 주민, 관계자 모두의 노력으로 1984년부터 1985년 6월까지 개축과 복원 과정을 거친 후 새롭게 단장한 ‘창원의 집’을 공개했다.

창원의 집 중문 전통혼례식 포토존
창원의 집 중문 전통혼례식 포토존

창원의 집 어떻게 이용할까?

  창원의 집은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69에 위치한다. 개장 후 올해 1월까지는 기존 휴일 없이 연중 개관했으나,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지난달부터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이 해당하며, 신정에도 쉰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오후 5시 30분부터는 입장이 제한되니 참고하자. 관람료는 무료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단, 단체(20인 이상)는 사전에 관람 예약을 해야 한다.

   정문에 들어서면 엄청난 규모의 한옥들이 눈길을 끈다. 솟을대문을 지나 중문으로 들어서면 사랑채가 우릴 반기는데, 정면 4칸, 측면 1.5칸 규모로 온돌방 3칸과 대청 1칸으로 구성된다. 특히 사랑채는 남부지역 지주층의 전통한옥이 근대한옥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특성이 잘 남아 있는 건물로서 의미가 있다.

  사랑채 뒤에는 살림집에서 주로 여성들이 사용했던 생활공간인 안채가 위치한다. 그래서 안방, 대청마루, 건넛방, 부엌으로 구성되며 가마솥과 자배기, 소주거리 등 옛 식기 도구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사랑채와 안채에서는 옛 선비의 모습과 안방마님 등 여러 인물을 밀랍으로 만들어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관람 가능하다.

  중문에서 일직선으로 걸으면 큰 연못이 보인다. 연못에는 큰 물레방아가 돌아가며 주변의 식물과 함께 어우러져 전통적인 느낌을 풍긴다. 연못을 따라 걷다 보면 다목적전각과 퇴은정이 눈에 들어온다. 퇴은정은 물러날 퇴(退), 숨을 은(隱)을 써서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미덕을 중시하는 의미를 담은 정자다. 퇴은정 우측에는 울창한 대나무가 가득한 숲길이 있으니 관람하다 지치면 정자에서 쉬어가는 걸 추천한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나무 사이를 스치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따라 걷다 닿은 길의 끝에는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는 팔각정이 자리 잡았다. 팔각정에 오르면 봉림산을 비롯해 창원을 둘러싼 산들과 주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후문 앞에는 농기구전시관이 위치한다. 전시관 내부에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곡식을 가꾸고 땅을 일구는 데 사용했던 다양한 농기구가 전시돼 있다. 장독대, 멍석, 제초기, 목수 연장, 호미, 망태기, 지게 등 당시 사용했던 농기구를 실제로 볼 수 있다.

조상들의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배움의 터

  창원문화재단은 전통문화의 확산과 시민들의 생활 속 전통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전통문화예술교육’을 개최했다. 창원의 집은 창원문화재단에 속해 지원을 받고 있다. 그래서 현재 창원의 집에서는 전통문화사업을 시행 중이다. 2022 상반기 전통문화 아카데미에서는 대금·해금·가야금·다도·명상 5가지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창원의 집 내부에 위치한 민속교육관에서 이루어지며 창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접수할 수 있다.

  전통문화체험도 준비되어있는데, 전통예술 부문에는 장구와 판소리, 치유 부문에는 다례와 명상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수업 연계시 한복도 대여 가능하다.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장구, 다례, 전통무용이 있고, 초등학생은 무료다. 전통문화 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창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해당 체험은 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므로 개인 신청은 불가하다는 점 유의하자.

  정문 앞에는 우리나라 전통 놀이인 땅따먹기와 최근 세계인들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오징어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내부에서는 제기차기와 윷놀이, 투호 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전통 놀이를 체험하며 동심 가득한 옛 추억을 회상해보는 건 어떨까.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옛 조상들의 소중한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현대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며 우리의 전통과 역사는 점점 잊혀가고 있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후손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창원의 역사와 전통, 더불어 옛 조상의 지혜까지 엿볼 수 있는 ‘창원의 집’에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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