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친환경 제품이 진정 ‘친환경’이 되기 위해서
[기자의 눈] 친환경 제품이 진정 ‘친환경’이 되기 위해서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11.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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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가을을 즐길 틈도 없이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이 특징이지만, 기후 문제로 봄 그리고 가을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는 대형 프랜차이즈사에도 영향을 주었다. 특히 맥도날드와 서브웨이는 각각 양상추 없는 햄버거와 샐러드 판매 일시 중단 등의 곤욕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 공급이 불안정해져 유통에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매 순간 환경 문제에 직면한다. 지속해서 피부에 와닿는 기후 문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어준다. 사람들은 배달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 거부, 대중교통 이용, 미사용 플래그 뽑기 등 수많은 환경 문제 방안 중 생활 속 실천 방안을 모색해 왔다. 기업 역시 에코 트랜드에 발맞춰 친환경 제품을 이용한 마케팅에 나서곤 한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50주년을 맞아 음료를 일회용 컵이 아닌 ‘리유저블 컵(reusable cup)’에 담아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리유저블 컵이란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작한 재사용 가능 컵이다. PP는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보다 내구성이 좋아 다회용이라는 장점이 있다. 행사는 ‘리유저블 컵’ 사용으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 동참의 일부로써 진행됐다.

  그러나 리유저블 컵 음료 판매가 캠페인의 취지와 다르게 흘러간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동반했다. 실제 효과는 없지만 마치 친환경인 마냥 이루어지는 기업의 마케팅을 일컫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 중 기존 텀블러나 리유저블 컵이 있음에도 해당 제품을 구매하거나 재판매를 목적으로 구입하는 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처음 의도한 환경 보호 목적과 다르게 작용하며, 과연 이번 캠페인이 진정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냐는 의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친환경 제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환경 문제는 오래전부터 해결해야 할 숙제였고 이에 대응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리유저블 컵뿐만 아니라 텀블러, 에코백 등이 그 예로 들 수 있다.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비닐봉지, 종이컵 같은 일회용품보다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대체재를 지향하자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는 일명 친환경 제품이 집에 자꾸만 쌓여간다면 과연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을까.

  실제로 친환경 제품은 제작·폐기 과정에서 일회용품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즉, 이를 쉽게 사고 쉽게 버리게 되면 환경 보호 달성보다 오히려환경 오염에 가담하는 꼴이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친환경 제품 ‘구매’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물품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버릇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현명한 소비와 이용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지혜로운 대학생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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