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 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에 갑자기 주목받는 세대가 있다. 이른바 ‘MZ세대’다. 이들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generation Z)를 통칭하는 말이다. 2030 세대가 그들인데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강력한 특징이 있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 소유보다는 공유(렌털이나 중고시장 이용)를 선호한다.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특징이 있다.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가진 물건을 구매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한다. 미닝아웃(Meaning Out)이란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동을 의미하는 ‘커밍아웃(coming out)’에 빗대어 만든 신조어이다.
이는 소비 행위 등을 통하여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한다.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신념이나 가치관, 취향, 성향, 주장 등을 밖으로 드러내는 행위’를 뜻한다. 그들은 ‘불공정 기업의 상품 불매, 인종차별 및 성차별 반대, 사건·사고 규탄 및 희생자 추모, 환경보호 및 동물복지 지지, 투표와 기부 독려, 역사왜곡 문화 콘텐츠 거부’ 등과 같은 주제를 실천한다.
MZ세대의 트렌드 중에 패션을 이용하는 것이 있다. ‘주로 옷이나 모자, 가방 등에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슬로건이나 상징을 넣음으로써’ 미닝아웃을 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꽃무늬를 넣은 패션 제품이나, 원전 사고 지역 이름을 넣은 가방,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 등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MZ세대는 금융산업의 판을 흔들고 있다. 아직 자산과 소득이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소비와 투자에 적극적인 행동을 보인다. ‘영끌 대출’로 주식과 암호화폐 상승장을 주도한다. 그들이 금융 플랫폼 업체로 사용하는 카카오뱅크,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의 평가와 성장이 그들의 힘을 보여 준다.
현재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모든 학생이 MZ세대다. 그들에 관한 연구와 지원이 필요할 때다. 20대 대선에서 그들의 표가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 동력이 떨어진 베이비붐 세대가 물러나고 가면 MZ세대가 미래 한국을 대표 세대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주도할 것이다. 2020년 현재 세계적으로도 MZ세대가 인구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도 MZ세대로 재편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대학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구성원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 그 변화에 대학이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굳어버린 행정으로는 반발이 심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변화는 현재에서 이뤄져야 한다. 과거로 미래를 선도하지 못한다. 대학 내에서 진지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MZ세대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정일근(시인·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