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보이스피싱 문자, 대응보다는 무시가 정답!
[기자의 눈] 보이스피싱 문자, 대응보다는 무시가 정답!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06.02 16: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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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김미영 팀장’은 보이스피싱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대명사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은 목소리(voice)와 개인 정보(private data), 낚시(fishing)를 합성하여 탄생한 단어다. 또한 ‘타인을 사칭하여 불법으로 빼낸 개인의 금융 정보를 범죄에 사용하는 범법 행위’라고 정의 내린다. 사기는 흔히 일어나는 범죄 중 하나며, 날이 갈수록 그 수법이 다양하게 변화해오고 있다.

  “엄마~ 나 폰이 망가져서 이 연락처로 문자 보내줘.” 김미영 팀장은 이제 옛이야기다. 최근 딸과 아들인 척 문자로 접근해 돈을 갈취하는 ‘보이스피싱 문자’가 빈번히 발생했다. 문자에는 휴대폰에 문제가 생겨 연락을 취하기 어려우니 특정 번호로 연락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외에도 휴대폰 보험을 위한 인증을 대신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상품권 구매 유도 등 방식이 다양하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사기 접근은 종종 재미 요소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무작위로 뿌려지는 문자 탓에 자녀가 없더라도 누구든 피싱 문자를 접하기 때문이다. 피싱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레 들통이 나니, 문자를 무시하기는커녕 오히려 골탕 먹이고자 하는 이가 생겼다. 피싱에 속아 넘어간 척 대화를 이어가다 상대를 조롱한 후, SNS에 대화 내용 게시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이 최근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우리는 쉽게 피싱 문자 여부를 구별할 수 있지만, 부모 세대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종종 피싱에 깜빡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단순히 골탕 먹이고자 시작했던 조롱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더 치밀한 사기 수법의 기반이 된다. 처음에는 재미있고 속 시원하다며 다들 웃고 넘어갔던 대처에 하나둘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 기자의 어머니도 여러 차례 비슷한 유형의 피싱 문자를 받아왔다. 이런 사기 수법이 빈번히 일어나는 사실을 미처 몰라 처음엔 당연히 기자가 보냈다고 착각했다. 다행히 대화를 이어나가기 전, 기자와 직접 연락을 하여 첫 피싱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재차 연락이 왔을 때, 교묘하게 기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연락을 취했다. 다행히 이전 경험으로 신종 사기 수법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보이스피싱은 절대 가벼운 범죄가 아니지만 다른 중범죄에 비해 사기는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다. 그러나 사기 당한 피해자에게는 극심한 금전적 손해로 이어져 끝없는 고통에 빠진다. 사기 범죄는 나날이 치밀해지고 우리를 완벽히 속이기 위해 개인정보를 더 자세히 파고들며 발전한다. 잠깐의 재미를 위한 대응이 누군가에게 큰 화로 들이닥칠 수 있다. 보이스피싱,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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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감자 2021-07-23 20:51:57
저도 팔랑귀라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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