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긴~ 경험
가장 긴~ 경험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3.3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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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시절, 공부에 지쳤던 나에게 유일한 꿈은 해외 여행이었다. 항상 핸드폰 배경 화면에 별 사진을 보며 실제로도 이렇게 보일까 의문을 가졌고 꼭 한 번 해외에 가서 별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2019년 1월에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나는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칠레로 가게 되었다. 칠레로 가는 직항기가 없기에 미국 댈러스를 경유했는데, 미국 댈러스 공항에 도착하니 입국 심사에서 마약 탐지견이 있었다. 마약을 본 적도 없지만 마치 범죄자처럼 가슴이 뛰었는데 다행히도 그 개는 가방의 냄새만 킁킁대며 맡아보고 지나갔다. 처음 겪는 상황인지라 무척 긴장되었지만 무사히 심사를 마치고 비행시간만 21시간 걸쳐서 칠레에 도착했다.

  나는 여러 도시들을 다녔다. 칠레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너무 달랐다. 공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k-pop 노래에 맞춰 춤 연습을 하거나 혹은 여유롭게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도로 위에서는 빨간불일 때 서커스 공연을 해서 팁을 받는 사람들까지 굉장히 이국적인 문화였다. 그런 모습들을 보니 내가 해외에 있다는 것을 더 실감 나게 해주고 나를 설레게 했다. 한 대학교를 방문했는데 그 대학교는 강을 끼고 위치해 있었다. 학교 안쪽에 위치한 휴식 공간에 가보니 그곳에는 옆에 강이 흐르고 너무 평화로운 곳이었다. 꿈꿔왔던 모습들이 눈에 펼쳐지니 정말 즐거웠다.

  칠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별을 본 것이다. 별을 보러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4시간을 걸쳐서 깊은 산중에서 별을 보게 되었다. 그때 나는 굉장히 들떠있었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실내에서 설명을 듣고 밖으로 이동해서 별을 보았다. 처음 하늘을 쳐다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고 그리고 더 놀란 것은 희미하게 그어져 있는 은하수였다.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 보았지 내 눈으로 직접 보니깐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은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슴 벅찼던 그 순간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한 번은 무서울 뻔한 일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다가 길을 잃어 한 골목길로 들어섰는데 나는 놀라서 멈추었다. 왜냐하면 옷을 벗고 문신을 한 사람들이 드럼통에 불을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범죄 영화에 등장하는 마피아를 보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고민을 수없이 했다. 앞으로 가야 할까? 뒤돌아 가야 할까? 뒤돌아 가면 더 수상하고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가는 것을 택했다. 자연스레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앞으로 가는데 그 무리 중 한 사람이 나를 불러 세웠다.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그런데 하는 말이 같이 사진 찍자며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하였다. 정말 다행이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해 보였고 나를 처음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라고 부르며친근하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길을 잃었다고 하니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어서 잘 돌아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달간의 칠레 여행으로 나는 오랜 꿈을 이루었다. 또한 그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지금도 영화 같은 그때의 일들이 생각난다. 그만큼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굉장히 값진 시간이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다만 좀 아쉽고 미안한 것은 우리 가족 중 해외 여행을 가본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나만 혼자 해외 여행을 다녀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꼭 가족과 함께 내가 본 은하수를 보고 싶다.

  칠레는 가장 긴 나라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긴 것은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한 달이란 시간은 어찌 보면 길고 어찌 보면 짧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가장 긴 나라인 칠레에서의 여행은 가장 길고 값진 시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정준혁(기계공학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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