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화하는 소비 패턴
코로나19, 변화하는 소비 패턴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03.03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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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을 반영한 소비자의 선택과 엇갈리는 희비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금도 거리의 자영업자 사이에서 한숨 소리가 끊기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이용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온라인 쇼핑 이용자와 횟수가 눈에 띌 만큼 크게 늘었다. 바뀐 소비의 장에 따라 달라진 소비자의 심리와 패턴, 그리고 요즘 트랜드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코로나19와 함께한 생활이 벌써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기간이 긴 만큼 코로나19는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하여 많은 변화를 주었다.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후 외출하고, 많은 건물 입구에는 당연한 듯 체온계와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집에서 간편히 즐기는 취미 활동을 가지는 이도 늘어났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소비 방식의 변화도 불러왔다.

 

* 코로나19로 문 닫는 자영업자들

  많은 자영업자가 코로나19의 여파로 거리를 떠났다. 확진자가 방문한 가게는 고객의 염려에 따라 임시휴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전염되기 쉬운 특성 탓에 많은 사람이 외출을 자제하고 모임을 할 수 없어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하면 거리를 다니는 사람이 줄었다. 매출은 한없이 줄어가는 반면, 가게 유지비는 변함이 없다. 장기간 고된 상황에 노출된 자영업자들은 점차 지쳐 잠정적 휴업에 들어가거나 완전 폐업을 선언했다.

  전통시장도 코로나19 돌풍을 빗겨가지 못했다. 일요일 새벽마다 열리는 마산 댓거리 번개시장은 질병 확산 차단을 명목으로 잠정 폐쇄한 바가 있다. 전통시장 판매액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은 한순간에 어려움 속에 놓이게 됐다. 연예인 자영업자도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다. 개그맨 부부로 알려진 이은형, 강재준 부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운영하던 가게를 폐업했다. 배우 이종석이 운영하던 카페는 코로나19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지난 9월을 끝으로 폐업 절차를 밟았다.

 

* 주목받는 온라인 판매 사업

  큰 고비를 겪는 오프라인 사업에 반해 온라인 사업은 빛을 발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쇼핑은 정보통신의 발달과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은 코로나19로 인해 더 빛을 발했다. 집에 머무르는 소비자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판매자 사이에 온라인 쇼핑은 대체 불가한 사업이 됐다.통계청은 2020년 1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26.1% 증가한 15조 9,946억 원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은 33.8% 증가한 11조 1,4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 판매는 음식 서비스 업종에 구원의 손길이 되었다. 전년 대비 2019년 온라인으로 음식 서비스를 구매한 이는 67.2%, 음·식료품은 25.5% 증가했고 2020년은 전년 대비 각각 109.1%, 66.3%를 달했다. 이 외에도 전자기기, 생활용품, 농·축·수산물 등의 온라인 소비 비율 역시 증가했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택트(Untact) 소비 움직임이 커지면서 성장세에 오른 기업도 많다. 대표적으로 쿠팡(Coupang)이 있다. 공연, 여행상품, 의류 등을 주로 파는 다른 전자상거래와 달리 쿠팡은 코로나19 시대의 소비자들이 가진 니즈를 충족시켰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오늘 주문한 상품을 바로 다음 날에 받아 보는 일이 가능해졌다. 또, 로켓프레시를 시행하며 마트에 직접 가지 않아도 신선도가 높은 식료품 받아보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가 빠른 배송에 만족할수록 어두운 이면도 생겼다. 코로나19로 배송량은 쏟아졌고 택배기사의 일거리는 늘어났다. 또, 배송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상품이 의무처럼 여겨져 택배기사를 옥죄었다. 결국 과로로 사망하는 택배기사가 생겨나는 결과에 이르렀다. 지난해만 16명의 택배기사가 세상을 떠났다. 노동자들은 업무가 늘었지만, 무방비한 대처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정부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소비자 심리 어떻게 변화했을까?

  이렇게 온라인 판매 사업이 상승세를 보이는 와중에 외면받는 상품도 있었다. 전년 대비해 2020년, 화장품은 -22.8%, 패션 용품 및 액세서리는 -11.4%, 여행 및 교통 서비스는 -61.7%, 문화 및 레저 서비스는 -95.3%나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에 화장품은 전체 품목 중 3위에 달할 만큼 인기였고 여행 및 교통 서비스와 패션 용품은 높은 수치는 아니었으나 상승세를 보였다. 문화 및 레저 서비스는 감소했으나 그 수치는 -9.4%로 2020년도와 극명한 차이가 났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얼굴이 가려지자 화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이가 늘었고 여행과 만남이 제한되니 패션 용품과 같은 액세서리 구매율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외면받는 상품이 생긴 만큼 주목받는 상품도 있었다. 소비자는 코로나19 전과 달리 어떠한 점을 중요하게 여길까? 우선 코로나19로 추가된 소비 트랜드 중 ‘건강’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외출을 최소화하며 청결을 중시하게 됐다. 이 때문에 집 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가전제품 소비가 늘었다. 공기 오염의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공기청정기와 옷을 살균하고 냄새를 없애주는 의류 관리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집콕 생활이 놀이로 발전하면서 홈 쿡이나 홈 캠핑, 홈 트레이닝, 홈 카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유행했던 ‘달고나 커피’도 홈 카페가 유행하면서 생겨난 메뉴이다. 또, 혼자서 할 수 있는 보석십자수와 피포페인팅 같은 간단한 DIY 상품 선호도도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일명 ‘홈루덴스(Home Ludens)’가 늘어나며 집 꾸미기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 역시 생겨났다. 단순히 집을 보기 좋게 꾸민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내가 쉴 수 있는 곳,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보금자리로서의 역할로 돌아갔다. 덩달아 식물과 인테리어가 합쳐진 ‘플랜테리어’ 역시 유행하며 소비자의 식물 소비에 새로운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2단계에서 1.5단계로 거리 두기는 완화됐지만, 우리는 아직도 마스크를 벗지 못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소비는 확실히 달라졌다. 오프라인 판매에만 전념했던 소상공인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로 가속이 붙었을 뿐,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온라인 판매 증가는 예견된 일이다. 이제 상인들이 초점을 맞출 곳은 오프라인 시장이 아니다. 현시대 소비자의 니즈와 그들의 소비심리를 빠르게 파악하고 함께 발걸음 맞춰 나아갈 때이다. 경쟁력이 있는 기업인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소비를 이미 바라보고 대처해 가고 있다.

박예빈·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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