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옴에 있어 기뻤던 일 중 하나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전국 공모전에 입상하였을 때였다. 2020년 8월 22일에 전국Y톤아이디어경진대회 최종 본선 발표날이었고 이날을 목표로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었다. 대회 주제는 올해의 이슈인 코로나19 바이러스였으며 포스트 코로나에 맞는 비즈니스 혹은 스마트 디바이스 등의 개발이 이 대회의 주목적이었다. 작년 겨울부터 실험실 생활을 함께한 기계공 학부 4명과 산업디자인학과 1명이 팀을 이루어 활동을 해왔었다. 공대생 5명인지라 마음 맞는 부분이 많았고 힘든 것은 서로가 열심히 도와주었다.
처음 우리 팀원들을 봤을 때 팀원 각자의 얼굴마다 떠오르는 첫인상이 기억에 남는다. 듬직하고 팀원들 간의 의견 조율에 있어서 먼저 앞서 해결하려는 팀장 형, 항상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동갑인 친구, 어느 때나 진지하며 팀원 중에 어려워하는 기분이 들 때 눈치채고 나서서 도와주는 후배, 잘 어울려주고 부탁할 때마다 잘 들어주는 우리 팀의 유일한 홍일점, 이렇게 팀원들의 성격을 한명 한명 나타내어보니 ‘서로 마음 맞는 팀원들이 있어서 잘 해낼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첫 단계인 아이디어 도출에서 우리 팀은 많은 고민에 빠졌다.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 방향을 잡아야 전체적인 팀프로젝트 수행 과정이 흔들림 없이 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 하면 감염 증상 중 하나인 발열 증상을 뺄 수가 없고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체온계나 마스크는 이미 다 팔리고 구하기가 어려운 점을 이용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스마트 체온계 형식으로 제품을 만들면 현재 사회 이슈를 반영하고 실질적으로 쓸모가 있는 아이디어라 생각하여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다. 이후 각자 팀 내에서 맡은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서로 피드백 해 주는 형식의 일을 진행하였다. 여기서 내가 맡은 업무는 코딩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이었다. 평소에 코딩 쪽으로 흥미가 좀 있었고 직접 유튜브나 관련 영상을 보고 애플리케이션 만드는 방법을 따라 해본 적이 있어서 내가 하는 게 수월해 보였다. 다른 팀원들은 각자 제품 3D모델링하기, PPT 만들기, 발표 준비하기 등을 하였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차근차근 같이해나가고 있었다.
Y톤대회는 6월에 신청서를 접수하였고 이후 7월 29일에 서류 합격팀 발표가 나기로 하였다. 한 달간의 기간이 있을 동안 시제품 제작과 우리 발표의 약점인 비즈니스 모델, 사업성 추구 방향 부분의 보완에 신경 썼다. 드디어 서류 발표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확인해보고 합격의 단어가 눈에 보였을 때 서로가 안심할 수 있었다. 여태껏 타 대회나 공모전은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던지라 예선 통과의 기쁨이 남달랐다. 우리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다음에 있을 본선 발표를 열심히 준비하자고 다짐하였다. 대망의 본선 발표 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우리들은 서로 학교에 모여 발표 준비를 하기로 하였다. 발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하기로 했으며 발표 심사가 있기 3시간 전부터 서로 실험실로 모였고 막바지 작업을 하였다. 각자 맡은 일을 점검하였는데 휴대폰이나 노트북 연결에 문제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온라인 발표할 장소를 다른 데로 옮겨 다급한 마음과 몸으로 빨리빨리 움직였다. 다행히 원활히 통신이 잡히는 빈 강의실이 있었고 일사불란하게 준비하였다. 심사위원의 예상 질문 정리, PPT 최종 점검, 시제품 작동 점검 등 발표시작 하기 전 한 번 더 철저히 체크하였다. 발표가 시작되고 발표자인 형은 차분하게 인트로 부분을 끌어갔고 임팩트있게 강조해야 할 부분은 거침없이 표현하였다. 비록 온라인을 통해 발표를 하여도 우리가 직접 현장에 가서 발표하는 느낌으로 생동감 있게 다가갔다. 마지막 마무리까지 잘 끝내고 심사위원의 질의응답만이 남아 있었다.
여러 공모전을 참가해보았고 떨어졌던 경험이 많지만 이날 나에게 있어 잊지 못했던 것은, 심사위원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발표자인 형뿐만이 아닌 팀원들도 당황하여 선뜻 대답하지 못했고 발표가 끝난 뒤 서로 못했던 것만 생각이 났는지 우울해하였다. 그런데 최종결과발표가 난 뒤, 놀랍게도 대상을 수상하여 서로가 얼떨떨한 기분으로 믿질 못하였다. ‘대상이란 단어가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구나’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팀원들과 함께 이 기분을 나누었다. 이를 계기로 다른 대외 공모전에 참가할 때마다 대상을 수상하였을 때의 가득한 자신감을 떠올리며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크나큰 원동력이 되었다. 서로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맡아 팀 프로젝트를 해나가며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서 결속력과 팀워크의 중요성을 느꼈다. 팀원들끼리의 행복한 추억도 쌓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현준(기계공학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