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이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즉, ‘에너지를 소진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모든 에너지를 일에 투자하는 현대 사회인들이 많이 겪는 현상이다. 최근 기자 주변인 중에도 이러한 증상을 느끼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항상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인생에 단 하나의 오점도 없이 살아야 하며 완벽을 추구했다.
평소 이 친구는 자신의 아픔이나 힘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꼭꼭 숨긴다. 기자는 처음에 이 친구를 이해할 수 없었고,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졌다. 기자는 힘든 일이나 고민이 생기면 친한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편이었지만, 이 친구는 아니었다. 힘들고 슬픈 일들을 꺼내면 자신의 치부가 되며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힌다고 생각하며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다. 그래서 기자는 이 친구의 속내를 모를 때가 많았다. 어느 날은 며칠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 며칠 후 왜 그렇게 연락이 안 됐냐며 장난스럽게 물었지만, 돌아온 이 친구의 답변은 허무했다. 저조한 목소리로 그냥 알림을 다 꺼 놓았다는 대답이었고 기자는 더 묻지 않았다. 물어도 대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만났을 때는 평소처럼 높은 목소리와 밝은 에너지로 반겨주었지만, 전화할 때 저조한 목소리가 잊히지 않아 계속 걱정되었다. 가끔 이런 행동에 속내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 또, ‘이 친구가 나를 믿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사람을 믿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이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친구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이 친구는 수시로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무언가 하나의 일에 몰두할 때 정말 최선을 다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내고 나면 굉장히 지쳐 있었다.
결과가 좋든 안 좋든 결과에 기뻐하고 슬퍼하기보다 그 과정에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어했다. 현재도 번아웃 증후군으로 인해 지친 상태다. 주말부터 월요일, 화요일까지 알바를 하고 그 외 시간에는 과제와 강의를 들었다. 알바를 마치고 자야 하는 시간이 휴식 시간이라 이 친구에게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하루가 짧은 만큼 많은 일을 해내고 나면 보통은 뿌듯함이 먼저 와야 하지만 지친 사람에겐 뿌듯함보다는 지친 감정이 앞선다.
‘번아웃 증후군’ 누구나 한 번쯤 올 수 있어서 가볍게 넘기는 증상이지만, 기자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친 상태에서 다른 일을 진행하는 건 쉽지 않다. 현재 이 친구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잠시 충분한 휴식을 가지길 권한다. ‘게임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어떤 일이든 휴식은 필요하다. 따라서 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일이 아닌 취미 생활을 통해 여가를 보낸 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길 바란다.